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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정치 이벤트 벌이든 북핵 폐기로 가는 길이어야 한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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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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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30일 판문점에서 세 번째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김정은과 기념 촬영을 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처음 북한 땅을 밟은 것이다. 판문점에 동행한 문재인 대통령과 미·북 정상 세 사람이 함께 얘기를 나누는 장면도 연출됐다. 69년 전 전쟁의 세 당사국 정상들이 전쟁이 멈춘 경계선에서 회동한 것은 그 자체로 역사적이다. 그러나 이날 만남은 그 상징성을 빼고 나면 어떤 성과가 있었던 것인지 불투명하다.

미·북 정상회담 의제는 첫째도 둘째도 북핵 폐기다. 그 문제가 아니라면 초강대국 대통령이 지구 반대편 조그만 나라의 독재자를 1년 새 세 번이나 만날 이유도 없을 것이다. 미·북 핵 협상은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북한은 우리 방어 체계를 무력화시키는 신형 탄도미사일을 두 차례나 발사했다. 한반도 안보 환경이 더 불안해진 것이다. 북한은 트럼프 방한 직전엔 핵무력 완성을 자축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날 회동은 하루 전 오사카 G20 회의를 마치고 서울 방문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곧 한국에 가는데 김정은 위원장을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안부 인사(say hello)를 나누고 싶다"고 하면서 알려졌다.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다섯 시간 만에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답했다. 실제로는 트럼프의 방한 결정 때부터 물밑에서 깜짝쇼가 논의됐을 것이다. 회담 의제를 조율할 실무 접촉은 물론 없었다. 북핵 회담이라기보다는 트럼프 재선용 이벤트에 김정은이 호응해준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인 2년 전 상황은 매우 위험했었는데 그 사이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한반도를 안전하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동을 재선 도전의 도약대로 활용하려고 한다. "김정은을 워싱턴에 초청했다"고 밝힌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김정은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까지 직접 찾아와 만나달라고 했다는 식으로 주민에게 자랑만 해도 통치 기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트럼프도 김정은도 비핵화 빠진 이벤트로 정치적 이득을 취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실무 협상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그동안 핵 문제를 잘 모르는 트럼프와의 담판만을 고집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국무장관,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 중심으로 꾸린다는 협상팀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라는 기존 원칙을 유지할 것인지, 김정은이 그런 실무 협상에 응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정치인들이 표를 위해 이벤트를 벌일 수 있다. 막을 수도 없다. 다만 무엇을 하더라도 5100만 한국민의 안전을 희생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김정은을 핵 포기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길인 대북 제재만은 건드려선 안 된다. 그 책임이 문재인 대통령 어깨에 놓여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30/20190630018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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