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정식회의 없이 '쌀 지원금 2배' 의결

통일부는 지난 21일부터 28일까지 서면으로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열어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북한에 국내산 쌀 5만t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북 식량 지원안'을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쌀 지원엔 남북협력기금 약 408억원을 비롯해 약 1400억원(잠정치)의 정부 예산이 들어간다. 쌀을 국내에서 북한 항구로 수송하는 비용과 주민들에게 분배하는 비용, 사후 감시(모니터링)에 드는 비용 등 최대 1177만달러(약 136억원)를 포함한 금액이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쌀 지원 및 수송비로 책정한 608억원의 배가 넘는다. 예산 심사 때는 저렴한 태국 쌀을 구입하겠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훨씬 비싼 국내산 쌀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부족한 예산 992억원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양곡관리특별회계에서 끌어다 쓴다. 이처럼 큰 예산이 드는 사업인데도 통일부는 교추협을 정식 개최하지 않고 서면으로 심의·의결했다. 야권에선 "교추협을 편법·졸속 운영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에 지원되는 쌀은 WFP를 거쳐 총 120개 시군 취약 계층 총 212만 명에게 배분될 계획이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뼈를 깎아서라도 알곡 생산 목표를 무조건 안아야(가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