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구시보가 사흘 연속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실명으로 맹비난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25일 '폼페이오는 국제무대 혼란의 한 근원이 됐다'는 제목의 사설, 26일 '폼페이오의 미국 외교가 세계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사설에 이어 27일 '폼페이오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악의적으로 독(毒)을 던지는 자'라는 사설을 게재하며 거품을 물고 있다. 최근 북한도 폼페이오 장관을 비판하고 있어 북·중이 보조를 맞추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사설은 저주와 인신공격에 가깝다. "대국에서 이런 광기 어린 외교 수장이 등장한 건 극히 드문 일" "그의 행동은 그가 냉전의 광기에 빠져 있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는 등의 표현이 난무한다. 27일에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사나운 접근법을 대중(對中) 외교 방향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며 "미국이 폼페이오의 나쁜 행동을 막을 수 있다면 인류에 대한 기여가 될 것"이라며 그의 교체를 바라는 심경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환구시보의 사설은 중국 CCTV의 저녁 메인 뉴스 신원롄보(新聞聯播)에서도 소개됐다. 25일 신원롄보 앵커는 이날 자 환구시보 사설의 주요 대목을 낭독했다. 거친 언사로 악명높은 환구시보에 대해 중국 당국이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짐짓 거리를 둬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홍콩 'hk01' 등 중화권 매체들은 "중국을 직설적으로 비판해온 그에 대한 쌓이고 쌓인 감정이 폭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폼페이오 대해 "미국의 기존 대중 외교의 언어 체계를 완전히 깨뜨리고 온갖 악독한 표현을 썼다"는 환구시보의 표현이 그 같은 분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폼페이오는 중국의 행태를 거침없이 비판해왔다. 지난 5월 중국의 북극 투자 확대 움직임엔 "생태계를 파괴하는 저질 인프라 프로젝트"라고 했고, 4월 중남미 순방 때는 "중국이 돈 봉투로 관리들을 매수하고 있으며 남미가 중국 기술을 사용하면 모든 정보가 시진핑 주석의 손아귀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8/201906280028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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