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G20 정상회의]
작년 G20부터 韓美日회의 안해
美日, 인도와 '3자 안보회의' 열고 中 견제할 인도·태평양 전략 강화
 

28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G20(주요 20국) 정상회의가 개막한다. 작년 11월 아르헨티나 회의 이후 7개월 만에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20개 회원국을 비롯해 총 38개 국가·지역·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해 이틀간 글로벌 경제·무역·사회문제를 논의한다. 2008년 창설된 G20 정상회의는 그간 '친목회' 수준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미·중 무역 전쟁, 호르무즈해협 긴장 고조, 한·일 갈등이 중첩되는 상황에서 열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메인 이벤트'는 29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다. 양국 간 무역 전쟁이 격화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담판'을 통해 협상 재개를 선언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북한 비핵화 해법을 놓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는 미·중은 이번 G20 회의를 '자국 영향력 확대'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 10개국 정상과 회담하고, 미·일·인도 3국 정상회의도 갖는다. 시진핑 주석도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중·러·인도 3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지난 4월 26일, 이달 5일에 이어 두 달 사이 세 번째 만난다. 중·러 정상은 4~6월 각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났다. 미국의 반(反)화웨이 캠페인과 인도·태평양 전략, 북한 문제 해법을 놓고 미·일 대(對) 북·중·러 구도가 더욱 뚜렷해진 것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이 구도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G20 회의에선 각국의 양자·다자 접촉이 약 200차례 열리지만, 한·일 정상회담과 한·미·일 정상회의는 열리지 않는다. 한·미·일 3국 정상회의는 2017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이후 개최된 적이 없다. 그간 동북아 정세를 집중 논의해오던 3국 협의체가 한·일 관계 악화 등으로 작동을 멈춘 것이다. 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 속 한·미·일 '3각(角) 안보 협력 체제'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전직 대사는 "남북 대화에 올인하다가 북한·일본으로부터 외면받고, 미·중 패권 경쟁에서도 샌드위치 신세가 되면서 한국의 외교적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고 했다.

퇴조하는 한·미·일 3자 회의를 '신(新)3자 회의'가 대체하는 모양새다. 미·일·인도 정상회의가 작년 11월 부에노스아이레스 G20에 이어 이번(28일 오전)에도 열리는 것이다. 이 국가들은 이번 G20 회의를 중국을 견제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무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미국과 일본, 미국과 인도는 각각 통상 갈등을 겪고 있지만, 안보 협력만큼은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2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인도·태평양 전략 확대의 계기로 활용했다. 남태평양 뉴칼레도니아에 영토를 둔 프랑스를 '태평양 국가'로 간주, 이 지역 해양 안보·경제 협력에 합의한 것이다. 27일엔 인도·태평양 전략의 주요 파트너인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서울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과 한·미·일 안보 협력을 위한 한·일 관계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8/20190628002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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