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한미 목표는 FFVD"
 

청와대는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가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고 말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비핵화 입구(入口)론'을 말하려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영변 폐기가 완전한 비핵화'라고 기준을 낮춰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자 하루 만에 말을 달리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우리가 무엇을 딱 하면 되돌릴 수 없게 되는 게 있지 않으냐"면서 "대통령의 '영변 발언'도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면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의 입구에 들어간다는 뜻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기존 발언에 '입구론'을 붙인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 미 국무부는 본지의 논평 요청에 "한·미 공동 목표는 싱가포르 회담에서 미·북이 합의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면서 "그 이전까지 (대북) 제재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비핵화에 이를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미국이 FFVD 원칙을 강조하면서 문 대통령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전문가들도 문 대통령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다.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문제안보연구소 소장은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문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의 핵개발 상황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이는 오히려 북한을 핵무기 보유 국가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조정관도 "영변 핵시설 폐기로는 북한의 핵무기 생산 중단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영변 외 (북한의) 핵시설을 감안할 때 그런 결론을 내릴 근거가 부족하다"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가 되려면 영변뿐 아니라 추가 핵시설에 대한 전면 공개와 관련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문 대통령의 인터뷰는 말실수를 원천적으로 피할 수 있는 서면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됐다"면서 "그런데도 이렇게 논란성 발언이 나온 건 청와대 참모진의 업무 과실이거나 애초 해당 발언이 문제라고 여기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8/20190628002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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