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근 北 외무성 미국국장 담화 발표…문재인정부 중재자 역할 부정
"남북 간 교류와 물밑대화? 진행되는 것 하나도 없다"
美 향해서도 "현실적 방안 마련할 생각않고, 대화 재개를 앵무새처럼 외워대"
 
조선중앙통신이 23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는 모습./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는 모습./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향후 미국과의 대화를 재개하는 과정에서 남한을 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미·북 대화의 중재자이자 촉진자 역할을 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가 미국에 연락할 것이 있으면 조·미(북·미) 사이에 이미 전부터 가동되고있는 연락 통로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라면서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앉아 하게 되는 것 만큼 남조선 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은 "조·미관계를 '중재'하는듯이 여론화하면서 몸값을 올려보려 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면서 "조·미 대화의 당사자는 말그대로 우리와 미국이며 조·미 적대 관계의 발생 근원으로 보아도 남조선 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고 했다.

그는 또 "지금 남조선 당국자들은 저들도 한판 끼여 무엇인가 크게 하고있는 듯한 냄새를 피우면서 제 설자리를 찾아보려고 북남 사이에도 여전히 다양한 경로로 그 무슨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듯한 여론을 내돌리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이 지금 북남 사이에 다양한 교류와 물밑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데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미관계는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기초하여 나가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은 제집의 일이나 똑바로 챙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권정근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에 적대 행위 중단을 요구하면서, 협상 재개를 원한다면 '새로운 셈법'을 갖고 나오라고 촉구했다. 그는 "최근 미국이 말로는 조·미대화를 운운하면서도 실제적으로는 우리를 반대하는 적대행위들을 그 어느때보다 가증스럽게 감행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쌍방의 이해 관계에 다같이 부합되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할 생각은 하지 않고 대화 재개를 앵무새처럼 외워댄다고 하여 조·미대화가 저절로 열리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 동지께서 이미 역사적인 시정연설에서 천명하신바와 같이 조·미대화가 열리자면 미국이 올바른 셈법을 가지고 나와야 하며 그 시한부는 연말까지"라고 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대화를 하자고 하여도 협상자세가 제대로 되여있어야 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과 협상을 해야 하며 온전한 대안을 가지고 나와야 협상도 열릴수 있다"고 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교체를 재차 요구한 것이다.

권은 "미국이 지금처럼 팔짱을 끼고 앉아있을 작정이라면 시간이 충분할지는 몰라도 결과물을 내기 위해 움직이자면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가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7/2019062701134.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