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서 보도 3일만의 담화
 

북한 외무성이 26일 "미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압박 정책을 맹비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고 "훌륭한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지 사흘 만에 나온 반응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조(북)·미 수뇌분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 수립을 위해 애쓴다고 해도 대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 작성자들이 미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 관계 개선도, 조선 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관계는 좋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대북 압박 정책을 주도하는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교체를 노골적으로 요구해 왔다.

담화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3일 대이란 추가 제재 설명 과정에서 "북한 경제의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 있고 이는 모두가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한 발언을 겨냥해 "누구든 우리의 자주권, 생존권을 짓밟으려 든다면 우리는 자위를 위한 실력 행사의 방아쇠를 주저 없이 당길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담화는 최근 한·미가 북한을 향해 비핵화 '실무 협상'을 강조하고 미·북 정상 간의 '친서 외교'가 재가동된 상황에서 나왔다. 외교가에선 27일 방한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측 간의 실무 협상이 전격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최진욱 전 통일연구원장은 "이날 담화는 실무 협상에 여전히 부정적인 북한의 입장을 보여줬다"며 "김정은이 트럼프의 친서를 공개한 것도 '톱다운' 방식으로 계속 가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7/2019062700314.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