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7개 통신사 서면 인터뷰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3차 미·북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이제 그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합뉴스·AFP·AP 등 국내외 7개 통신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이미 많은 진전을 이뤘고 북·미 협상 재개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는다"며 "(김정은은) 상당히 결단력 있고 유연성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로 출국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28일에는 푸틴 대통령과 한·러 정상회담을 갖는다.

◇"北, 약속한 일 실행해 국제 사회 신뢰 얻어야"

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때 미·북이 현격한 인식 차를 보였던 영변 핵 시설에 대해 "북한 핵 시설의 근간"이라며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 시설 전부가 검증하에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 회담 때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영변 외 다른 핵 시설(영변+a)까지 폐기를 요구했지만, 김정은은 영변 폐기의 대가로 전면적 제재 해제를 주장했었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이 있으면 국제사회도 제재의 부분적 또는 단계적 완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남북 경협과 영변 핵 시설 폐쇄 조치를 맞교환하자고 주장한 바 없다"며 "경제 제재가 해제되려면 북한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북유럽 방문 때 "북한은 완전한 핵 폐기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에 대해 문 대통령은 "북한은 동창리 영구 폐기를 확약했고 영변 핵 시설 폐기 의사도 밝혔다"며 "미국의 실무 협상 제의에 응하는 것 자체도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이 하노이 회담 이후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약속한 일을 실행해 가면서 협상 타결을 모색해 간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유연성·결단력 있어"

문 대통령은 남북 협력은 유엔 제재의 틀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완화 및 경협'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남북 경협이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된다"며 제한적 경협에는 문을 열어뒀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협은 북한에 '밝은 미래'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남·북·미 모두에 매력적 방안"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4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시기 장소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는다"면서 "김 위원장과의 여러 회담을 통해 그가 상당히 유연성 있고 결단력 있는 인물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그 사례로 작년 판문점 회담 때 문 대통령의 생중계 기자회견 제안을 김정은이 수용한 것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의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판결 문제와 관련, 우리 정부가 제시한 '한·일 기업 출연을 통한 기금 마련'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은 '한·일 협정 위반'이라며 이를 거부한 상태다.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선 과거사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과거사 문제는 한국 정부가 만든 게 아니고 과거 불행한 역사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했다. G20 정상회의 때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됐지만 문 대통령은 "언제든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 G20 기회를 활용할지 여부는 일본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일본 도착 당일 오후 시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 데 이어 둘째 날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한다. 29일 오전에는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7/20190627003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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