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남북 이산가족 교환 방문에 이어, 9월과 10월에도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추가 상봉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의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12일 7박8일간의 북한 방문 일정을 마치고 떠나는 우리측 언론사 사장단을 위해 베푼 오찬 행사에서 “올해에는 (이산가족 상봉을) 9월과 10월 매달 한번씩 하고, 내년에는 이산가족들이 집에까지 갈 수 있게 해보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10월 이산가족 방문) 이후는 내년에 종합 검토해 사업을 (계속)해 나가자”고 말했다. ▶관련기사 3·4·5면

12일 오후 5시20분 아시아나항공 특별기 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언론사 사장단은 오찬 대화 내용을 13일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사장단이 백두산과 한라산 교차관광을 제의한 데 대해 “연내 100명씩 관광객을 선택해 교차관광 시키자”면서 “북조선 언론인단이 한라산을 봐야 한다”고 말하고, 그 자리에서 김용순 비서에게 교차관광 문제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또 서울 답방과 관련, “서울에 가서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을 만나야죠”라고 말해 답방 장소는 서울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으며, 시기는 “곧 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을에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면서 시드니 올림픽에는 초청되더라도 참석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미국이 우리 위성을 대신 쏴주면 우리가 개발을 안하겠다고 그냥 웃는 얘기로 한 것”이라고 밝히고, “우리는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로켓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해, 로켓 개발을 계속할 뜻임을 비쳤다. 김 위원장은 또 “이란에 로켓을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적화통일을 규정한 노동당 규약의 개정 문제에 대해 “노동당 규약도 고정불변의 것은 아니며, 언제든 바꿀 수 있다”고 말했으나 “쉽게 바꿀 수 없다”고 말해, 어려움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경의선 연결에 대해, “(남북) 상급(장관급) 회담에서 착공 날짜를 빨리 합의하고 남측이 착공하면 우리는 분계선 2개 사단 3만5000명을 빼내 즉시 착공하겠다”고 말했다.



/최병묵기자 bm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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