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11일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전날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11일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전날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UPI연합뉴스

오는 29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방한 때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분단의 상징인 DMZ를 찾는다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대북 메시지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런데 미측에선 당초 DMZ 내 화살머리 고지 방문을 유력 검토했지만 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판문점을 찾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26일 통화에서 "미측에서 화살머리 고지 일대를 사전 답사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화살머리 고지와 그 인근 초소 방문은 현재로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화살머리 고지 인근을 찾을 것이란 일부 보도에 대해 "화살머리 고지 방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미국이 애초 화살머리 고지를 트럼프 대통령 방문 후보지로 검토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화살머리 고지는 지난해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지뢰를 제거하고 유해발굴 작업을 하고 있는 곳이다. 그런 만큼 문재인 정부는 화살머리 고지를 남북 분단과 화해의 상징적 장소로 꼽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북한군 감시초소(GP)와 1.9∼2.4㎞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한다면 방탄복을 착용해야 하는 등 안전상 문제가 제기되면서 결국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미국 역대 대통령들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기가 고조될 때 DMZ를 방문했던 사례가 많다.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장소를 방문하는 것 자체로 대북 압박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대 미 대통령들은 판문점 인근 콜리어와 오울렛 초소를 주로 찾았다. DMZ를 방문한 미국 대통령으로는 로널드 레이건(1983년 11월), 빌 클린턴(1993년 7월), 조지 W. 부시(2002년 2월), 버락 오바마(2012년 3월) 전 대통령 등이 있다.

앞서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24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중 DMZ를 방문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확인해 줄 것이 없다"며 "조정해야 할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관계자도 이날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화살머리고지 방문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자연스레 판문점 방문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많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화살머리 고지가 아닌 판문점을 찾는다면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자는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을 방문한다면, 동맹 파트너로서보단 평화를 만들어가는 당사자로서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며 "북한에는 대화에 복귀하라고 촉구하고, 국제사회에도 이같은 협력을 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6/20190626025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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