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외통위에서 北관광 관련 질의…김연철 "관광 자체는 제재 대상 아니다"
통일부 "종전 방식의 금강산 관광은 제재 위반 소지 있지만, 개별 관광은 위반 아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6일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한) 관광은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답변을 들었다"며 "통일부에 우리 국민과 다른 나라 사람들도 금강산과 평양, 개성 등 북한을 많이 관광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김연철 장관에게 북한 관광이 가능한지 질의했고, 이에 대한 김 장관 답변을 하루 뒤 당 회의에서 거듭 강조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오는 30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정부는 인도적 지원, 관광, 인적교류 등 대북제재와 충돌하지 않는 긴장 완화 방안을 치밀하게 준비해서 이번 회담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평화 체제 구축 논의에 중대한 돌파구가 되도록 노력해주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북한 관광과 관련해 전날 외통위 이전에 통일부와 협의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인 이 대표는 전날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작년에 평양을 11년만에 다시 갔다. 변해 가는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인다. 물론 평양만 봤기 때문에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평양 거리가 많이 바뀌었다. 고층 아파트도 많이 늘었다. 호텔에 있는 쇼핑센터에 물품이 굉장히 다양해졌고 질도 많이 좋아졌다"고 북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유엔 대북제재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북한 관광'에 대해 김 장관에게 질의했다. "(북한) 여행은 제재 대상인가 아닌가"라고 이 대표가 묻자, 김 장관은 "관광 그 자체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평양에 가보니 중국 사람, 러시아 사람들이 호텔에 많이 묵고 있다"며 "우리(국민)가 (북한에) 가는 것을 신청하면 통일부가 다 허가 해주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우리 국민이 북한에 관광을 가는 것은 북한 주민 접촉 승인 절차가 있고, 신변 안전 보장이 갖춰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 답변을 들은 이 대표는 "우리 국민이 금강산, 평양, 개성에 가는 게 (유엔) 제재 대상은 아닌 것이냐"고 질의했고, 김 장관은 "관광 그 자체는 제재 대상은 아니다"라고 재차 답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권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적극적으로 (우리 국민의 북한 관광을) 허가해줬으면 한다"며 "주변에 (북한) 관광이 (유엔) 제재 대상이라서 못 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북한) 관광을 많이 허가해서, 우선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노력을 통일부가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의 북한 관광은 1998년 시작됐다. 금강산 관광으로 시작해 개성 관광으로 확대됐으나, 2008년 박왕자씨 피살 사건으로 중단됐다. 유엔의 대북제재로 북한 관광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것은 유엔 제재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게 통일부의 판단이다. 안보리 결의 2094호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및 활동 또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반하는 제반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대량 현금의 대북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이른바 벌크캐시(Bulk Cash) 금지 조항이다. 지난해 10월 29일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금강산 관광 정상화는 유엔 제재 대상이냐"는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의 질의에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은 "금강산 관광을 본격적으로 정상화하는 것은 제재의 대상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단체 관광이나 정부가 개입하는 대규모 관광은 북한에 자금이 유입될 소지가 있어 유엔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내 은행이 북한 은행과 거래를 하면 유엔 제재 위반이 되고, 금강산 관광을 위해 시설을 지으려 공사 장비와 철재를 반입해야 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유엔 제재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별적인 북한 여행을 하거나, 북한에 여행 관련 대금을 현금으로 지불하는 행위 자체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중국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북한을 방문하고 있다. 북한도 외화를 획득할 목적으로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려 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6/20190626015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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