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사진>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과 관련, "중국이 북한의 입장을 지지하면서 북한 비핵화 협상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24일 데일리NK·국민통일방송과 함께 진행하는 ‘주간 북한미디어’ 분석 인터뷰에서 "김정은 정권은 시 주석 방북을 통해 향후 3차 미·북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고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면 개입으로 오히려 북한의 핵폐기가 더 힘들어지고 제재도 장기화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계속해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지지한다"며 "중국은 조선이 자신의 합리적 안보 및 발전에 관한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 닿는 한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시 주석의 이 같은 북한 지지 발언 이후 북한 주민들 사이에선 앞으로 경제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은 1기도 폐기하지 못하고 과거 핵시설만 폐기하는 대가로 제재를 풀어주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은 시 주석의 평양 방문으로 중국이 김정은 정권을 지지한다는 것과 김씨 왕조 체제는 영원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며 "특히 시 주석에 대한 환영행사를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진행함으로써 중국 최고 지도자가 자신의 할아버지(김일성)와 아버지(김정일)에게 경의를 표하게 만드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했다. 시 주석 방북으로 체제를 공고히 하는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정권이 시 주석 귀국 이후에도 북한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기대감을 심어주려는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며 "대북제재 장기화를 예상하는 당국이 주민들에게 곧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착시 현상을 조성하고 있지만,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결국 북한 주민들만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6/201906260116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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