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정권 타도를 표방하는 반북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지난 2월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을 습격 당시 장면을 담은 영상을 25일(현지시각) 공개했다.

자유조선은 이날 "6·25전쟁 발발 69주년을 맞아 북한의 침략을 격퇴한 미국 등 연합국가에 경의를 표한다"며 홈페이지와 유튜브 계정에 20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자유조선은 영상에 대한 설명으로 "고아로 북한을 탈출했던 우리 측 대원이 마드리드에 있는 북한대사관에 진입하는 순간을 담았다"며 "(탈북자인) 그는 항상 조국에 돌아가기를 바라왔고, 대사관에 들어서며 그 꿈이 실현되는 것을 깨닫고 감격에 겨운 순간을 보여주는 영상"이라고 말했다. 영상 속 주인공은 스페인 대사관에 들어서자 흐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자유조선 유튜브 영상 캡처
자유조선 유튜브 영상 캡처

자유조선의 유튜브 계정에는 영상 속 주인공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설명이 영상 아래에 첨부됐다. 이 설명에는 "나는 북한 난민이다. 어릴 때 고아가 된 후 매일 굶주림에 직면했고 10대 때 중국으로 혼자 도망갔다가 붙잡혀 송환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이후 수용소에서 강제 노동을 했고, 사악한 전체주의 정권에서 매일 자행되는 잔학 행위인 공개 처형, 자살, 대량 기아 등을 목격했다"며 "나는 북한 외교관의 귀순을 돕기 위해 스페인 대사관에 있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자유에 도달하는 것을 돕기 위해 엄청난 위험을 무릅썼는데 왜 미국, 스페인이 우리를 벌주는 건가"라고 했다.

그는 지난 14일 미 폭스뉴스에 기고한 글도 함께 첨부했다. 그는 자신이 습격 당시 대사관 벽에 걸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초상화 액자를 깼다고 주장했다. 자유조선은 지난 3월 '조국땅에서(In our Homeland)'라는 제목으로 한 남성이 사무실로 보이는 곳의 벽에 걸린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액자를 떼어 바닥에 내팽개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이 장소가 스페인의 북한대사관이었다는 사실은 최근 이 기고문을 통해 확인됐다.

그는 이 기고문에서 "국민을 가난과 압제와 기아로 몰고 간 지도자들의 얼굴이 벽에 걸려있었다"며 "자신들은 사치품으로 살찌우고 세계를 핵무기로 위협하면서 우리를 동물로 만들었던 자들이었다. 나는 의자를 밟고 올라가 초상화 액자를 바닥에 내던졌다"고 했다. 이어 "누구도 내게 반대하거나 나를 저지하지 않았고 사실 나를 독려했다"면서 "수많은 (북한) 사람들을 대신하는 것 같았고 유리가 깨지는 소리에 내 마음속 사슬도 부서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외교관의 탈북을 돕기 위해 대사관에 갔던 것"이라며 이는 "'공격'도 '습격'도 아니었고 탈북 지원을 위해 대사관행을 요청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해치거나 (자료를) 훔칠 의도였다면 왜 몇 분 만에 대사관을 떠났으며, 밤에 침입하지 않았을까. 이후에 자발적으로 왜 미 연방수사국(FBI)과 만났을까"라고 덧붙였다. 또 "애드리언 홍 창과 주도자 크리스토퍼 안은 영웅이며 스페인과 미국 당국이 이들에 대한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 대사관 직원 중에 탈북 의사를 가진 사람이 있었고 그를 돕기 위해 대사관을 습격한 자신들의 행동은 정당했다는 주장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6/201906260092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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