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정상회담 당시 사진에 최룡해·리수용과 같은 반열"
"김영철, 환영행사에는 등장했지만 정상회담서 빠져⋯위상 떨어져"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위상이 지도자급으로 격상됐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에서 이혜훈(바른미래당) 국회 정보위원장에게 한 업무보고에서 "(지난주 있었던 북·중 정상회담) 사진을 보면 김여정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같은 반열에 있다"면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이 위원장이 전했다. 이 위원장은 "국정원은 김여정의 역할 조정이 있었고 김의 (북한 정권 내) 무게가 올라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 부부장은 그동안 김정은 행사에 동석해 주로 시중을 드는 역할을 해왔지만 지난 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 때는 공항 영접 때 북한군 서열 1위인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보다 앞자리에 섰다. 대신 김여정이 전담했던 '김정은 의전' 업무는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게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정원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당시 환영행사에 등장한 것은 맞지만, 정상회담에서 빠졌다"며 "위상이 떨어진 것이다. 역할 조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고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 둘째날인 지난 21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왼쪽)과 리수용 당 외교담당 부위원장(오른쪽)이 시 주석을 숙소인 금수산영빈관에서 배웅하고 있다. 사진은 22일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기록영화 장면.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 둘째날인 지난 21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왼쪽)과 리수용 당 외교담당 부위원장(오른쪽)이 시 주석을 숙소인 금수산영빈관에서 배웅하고 있다. 사진은 22일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기록영화 장면. /연합뉴스

국정원은 또 시 주석 방북 배경에 대해 "홍콩 시위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방북 결정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고 이 위원장은 전했다. 국정원은 또 "과거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방북했을 때는 공식 우호 친선방문으로 규정했지만, 시 주석 방북은 처음으로 '국빈 방문'이라는 형식을 갖췄다"고 했다.

종전의 중국 주석의 북한 방문과 이번 시 주석의 방문이 다른 점에 대해 국정원은 "과거로 치면 부부장급 경제 관료가 (주석을) 수행했는데, 이번에는 장관급 인사가 수행했다"며 "과거와 달리 부인을 대동한 것도 이례적"이라고 보고했다. 또 "이번에 이례적인 것은 경제나 군사 분야에 고위 관료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라며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중산(鍾山) 상무부장, 먀오화(苗華) 정치공작부 주임 등이 장관급 인사"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주석이 방북 전에 기고문을 보내고, 이를 북한 언론이 게재한 것도 과거에는 없었던 이례적인 형식"이라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또 국정원은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해 "북한의 의전과 환대가 대단했다. 김정은·리설주 부부가 심야에 숙소까지 동행할 정도였고, 27시간 시진핑 부부가 체류하는 동안에 60% 이상의 모든 일정에 동행했다"며 "테이블도 중국에 친숙하게 'ㅁ'자 형태로 배치했고, 폐쇄적인 북한식을 탈피해 중국식·서구식을 벤치마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북·중 정상회담 내용에 대해 "경협 관련 방안과 함께 군사 분야 공조 방안도 논의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경제 관련 인사와 군 관련 인사가 배석했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 틀 안에서 민생 지원에 초점을 두고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산 상무부장이 배석한 것으로 미뤄 대북관광 요건을 완화해주고, 예술 등 문화교류를 장려하는 방안 등 우회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현재 정세 아래에서 긴밀하게 공조하기로 공감대를 이루고 상호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고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5/20190625015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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