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정상회담]
시진핑과 朝中우의탑 참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1일 오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평양 모란봉구역의 조·중우의탑을 참배한 뒤 "조선(북한)이 침략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중국 인민지원군이 치른 용감한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고 중국 CCTV가 보도했다. 6·25전쟁이 '북침'이란 주장을 되풀이하며 북·중 혈맹을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시 주석의 1박2일 방북은 '혈맹'을 강조하는 양측의 미사여구와 북한의 '역대급 환대'로 떠들썩했지만, 실질적 소득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의 보도가 워낙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전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과거 1년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많은 조치를 했지만 유관국(미국)의 적극적 호응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북한 안보 우려 해결을 중국이 돕겠다"며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미·북 비핵화 협상에 본격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날 북한 매체들은 이런 내용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외교가에선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북·중의 기대치가 다르다"는 말이 나왔다. 다음 주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담판을 앞둔 중국으로선 북한의 '뒷배'를 자처하며 대미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평소보다 적극적인 발언을 쏟아낸 측면이 있다. 북한도 대미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 중국을 끌어들이긴 했지만, 자칫 미국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해 대화의 판 자체가 흔들리는 것은 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은 시진핑과 만나면서도 미국을 의식했다"고 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 입장에서는 회담이 다소 기대에 못 미쳤을 수 있다"며 "김정은이 기대한 경제 지원 부분에서 중국의 반응이 만족스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5차 정상회담엔 1~4차 때와 달리 양측의 경제 관료들이 배석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경협 대화가 오가긴 어려웠을 것이란 관측이다. 북한의 경제난·외화난 타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중국의 대북 투자, 북한 노동자 송출 등은 제재에 저촉돼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선뜻 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2/20190622002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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