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北인권보고관 "대북 인도적 지원 환영…남북협상서 인권 다뤄야"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21일 한국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을 환영하면서 북한의 인권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또 이번 방한 기간 통일부와 외교부 당국자를 만나 남북 간 협상 의제에 북한 인권문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날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 결정을 환영한다"며 "인도적 지원은 결코 정치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북한 인구 43.4%에 달하는 약 1100만명이 영양부족 상태라는 북한 주재 유엔 상주조정실 통계를 인용하며 "식량 불안정성이 위험한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유엔이 목표한 인도적 지원 모금액의 11.9%밖에 확보하지 못했다고 들었다"며 더 많은 국가와 단체들이 모금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북측이 "국민의 식량권과 관련된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하고 외부 관계자가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공여자의 신뢰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오는 10월 유엔 총회에 제출할 북한인권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방한, 탈북민과 시민사회단체, 정부 관계자 등을 면담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통일부와 외교부 관계자를 만나 "남북협상 과정에서 평화 절차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했다"며 "북측 인권문제가 남북협상 프레임워크에 포함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핵화 프로세스의 진전과 전망에도 불구하고 북측 내 인권은 여전히 가장 우려스러운 사안"이라며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평화 속에 번영하는 한반도의 미래에는 먹구름이 드리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대표적인 인권 침해 사례로 정치범 수용소, 6·25전쟁 납북 피해자, 일본 등 외국인 납북자 사건, 표현의 자유 박탈, 고문 등을 거론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북측 지도자는 하노이에서 열린 지난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면서 "(북한의 지도자가)인권을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말하길 북측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와 함께 탈북민 구금 및 강제송환 문제를 언급하며 "중국은 재송환금지 원칙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