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북]
金, 미국 탓하며 "인내심 유지, 마주 보고 문제 해결하길 원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북한 안보 우려 해결을 중국이 돕겠다"고 말했다고 중국 CCTV가 보도했다. 김정은은 비핵화 대화 경색의 책임을 미측에 돌리면서도 대화는 이어가겠다는 뜻을 비쳤다.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그간 남·북·미 중심으로 진행된 비핵화 대화에 본격 개입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김정은도 "중국과 소통·협력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북한이 자신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와 경제 발전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껏 시 주석이 북한에 대해 사용한 표현 중 가장 적극적인 것이었다. 남주홍 전 국정원 1차장은 "북한 체제 안정이 선행돼야 비핵화가 진전될 수 있다는 데 중국도 공감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한·미 간 군사적 동맹 관계처럼 중국도 북한 안보를 일정 부분 보장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지지한다"고도 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정치적 해결'은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북한에 대화를 이어갈 것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정은은 미국에 대한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김정은은 "과거 1년간 조선(북한)은 정세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많은 적극적인 조치를 했지만 유관국(미국)의 적극적 호응을 얻지 못했는데 이는 보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미국에 돌린 것이다. 다만 김정은은 "조선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유관국이 조선 측과 마주 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한)반도 문제가 해결돼 성과가 있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날 정상회담에는 북한 측에서 1~4차 북·중 정상회담 때 모두 배석했던 김영철이 빠지고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김정은의 바로 옆에 앉았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하노이 노딜 이후 김영철의 위상이 급격히 하락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중국 측에선 거시경제정책을 총괄하는 허리펑 발전개혁위원회 주임과 무역·산업정책을 총괄하는 중산 상무부장이 배석했다. 북·중 정상회담에 경제 관료가 배석한 건 처음이다. 북측에서도 경제를 총괄하는 김재룡 내각 총리가 배석했다. 경제협력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기대하는 제재 완화는 중국이 당장 가시적 조치를 내놓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시 주석이 내놓을 선물 보따리도 일단 비료·식량 등 인도적 지원이라는 범주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1/20190621002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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