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박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
 

북한이 지난 1년간 미국과 대화를 하면서도 중동의 반미(反美) 국가인 이란과 손을 잡고 비밀리에 핵·미사일 개발을 했다는 주장이 17일 제기됐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도 함흥 미사일 기지 증축 등 국내 군사 시설뿐 아니라 국외 세력과의 '핵·미사일' 커넥션도 끊임없이 고도화시켰다는 것이다.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한반도 전문가 존 박 선임연구원은 본지 인터뷰에서 "전통적으로 긴밀한 북한과 이란의 '군사 커넥션'은 작년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발전을 거듭했다"며 "양측은 최근까지도 핵무기·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관련 기술 데이터를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는 핵 문제에 대한 정책 결정을 할 때 북한과 이란을 연결 지어(interlinked) 판단한다”며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 조치도 북핵 이슈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이란의 원유·초경질유 수출로를 전면 차단하는 등 제재 수위를 대폭 높인 미국의 조치가 이란뿐 아니라 북한까지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존 박 선임 연구원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노석조 기자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존 박 선임 연구원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노석조 기자

박 연구원은 또 "이란과 북한은 교대로 인공위성 발사를 하며 ICBM 능력을 향상시켜 왔다"며 "미 정보기관의 첩보와 분석에 따르면, 양측은 발사 때마다 획득한 기술 데이터를 상호 공유했다"고 했다. 양측이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큰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분담하며 각자의 ICBM 기술을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미 국방정보국(DIA) 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도 최근 저서와 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의 핵·미사일 기술 교류는 지금도 계속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북한이 대이란 무기·기술 거래를 중단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또 “양측 간 고위급 교류는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며 “이들의 ‘협업 플레이’는 지금까지 드러난 것 외에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미국과 안보리의 제재망을 피하기 위해 중국 등을 통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북한이 선전 매체 등을 통해 최근 미국의 대이란 압박 정책에 연일 비난 공세를 펴는 것도 각별한 '북·이란 커넥션' 때문이란 분석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날로 강화되는 미국의 반(反)이란 압살 소동’이란 기사에서 “미국이 경제·군사적으로 이란을 압살하기 위해 집요하게 책동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15일 미국의 대이란 추가 제재에 대해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18/201906180026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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