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감싸며 도발 의미 축소… 北核외교 성공 포장하려는 의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지난 5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모두 다 하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 등에 대해선 "제재는 모두가 위반하려 하는 것"이라며 북한을 감싸는 발언을 했다. 자신의 북핵 외교를 '성공'으로 포장하기 위해 북한의 도발과 제재 위반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의미를 축소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내가 취임했을 때에는 핵실험이 있고 미사일이 괌과 일본 상공 등 위로 발사되고 있었다"며 "우리는 매우 다른 상태에 놓여 있다. 그들(북한)은 모두 다 하는 단거리 미사일들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5월 4일과 9일 북한의 두 차례 미사일 도발은 미국 본토를 위협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어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은 모두 탄도 미사일로 보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밝혔다. 2009년 통과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 1874호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모든 발사행위를 금지했다. 유엔 제재 위반에 트럼프가 사실상 면죄부를 줘버린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이 해상 불법 환적을 통해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에 "모두가 제재를 어기려 한다"고 말했다. 제재를 피하려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우리는) 제재를 풀지 않았고 그들(북한)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13일 '트럼프의 대북 외교는 죽지 않았지만 생명유지 장치를 달고 있다'는 칼럼에서 "5월 초 북한의 미사일 도발 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협상 파국 위험이 있더라도 대북 압박 강화를 주장한 반면 국무부에선 과잉반응을 하지 말자고 조언했는데 트럼프는 국무부의 손을 들어줬다"고 전했다. 로긴은 "트럼프 대통령에겐 협상 종료보다 교착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좋다"며 "아마도 (2020년 대통령) 선거 이전에 한 번 더 (미·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입장에선 북핵 협상을 외교적 성공으로 포장해 이어가는 것이 선거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17/20190617000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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