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사진>이 미국 중앙정보국(CIA)뿐만 아니라 한국 정보당국과도 접촉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 김정남이 자신의 가족을 보호하고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미국 정보당국뿐만 아니라 한국 정보당국과도 접촉했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남은 북한 정권에 대한 접근권을 지렛대로 삼아 중국과 일본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도 만남을 갖고 자금 지원과 신변 보호를 보장받으려 했다.

김정남과 한국 정보당국과의 만남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남은 한국 정보당국에 북한 정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때 자신이 정보처였다는 흔적을 없애기 위해 일부 정보는 거짓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한국 정보당국이 다른 출처를 찾도록 유도해 자신의 관여를 숨기려 한 것이다.

앞서 전날 WSJ는 김정남이 CIA의 정보원으로, CIA 요원들과 여러차례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남과 CIA 사이에 관계(a nexus)가 있었다"며 2017년 2월 김정남이 CIA와 만나기 위해 말레이시아로 갔다고 전했다. 김정남은 말레이시아를 방문할 당시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 청사에서 인도네시아·베트남 국적의 두 여성이 얼굴에 묻힌 독성 신경작용제 VX에 의해 살해됐다.

한국과 미국은 김정남 암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지만 북한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살해 용의자 두 여성은 이번 사건이 리얼리티 TV쇼를 위한 몰래 카메라인 줄 알았다며 무죄를 주장한 끝에 최근 모두 풀려났다.

워싱턴포스트의 중국 베이징 지국장인 애나 파이필드 기자도 최근 펴낸 김정은 평전 ‘마지막 계승자(The Great Successor)’에서 "김정남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미 CIA 요원들에게 돈을 받고 정보를 건네줬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WSJ의 ‘김정남 CIA 정보원 보도’와 관련해 "나는 내 체제 아래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부에서는 김정은 정권에 위협이 될만한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유화적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12/20190612006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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