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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통령’ 취임 100일 김기문 회장 “개성공단 닫힌 문 열러 미국 간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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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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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말 치러진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선거는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355만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통령’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5명의 후보가 경쟁했다. 기호 1번 김기문(64) 제이에스티나 회장은 한번 하기도 힘든 중통령에 세번째 당선됐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중기중앙회를 이끈 뒤 4년의 공백을 깨고 다시 회장으로 돌아왔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회관 5층 회장실에서 만난 김 회장은 취임 100일을 앞두고 미국 출장 준비로 바빴다. 그는 이달 11일(현지시각) 중소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 워싱턴에서 연방하원 아태 소위 의원을 대상으로 ‘개성공단 설명회’를 갖는다.

그는 이날 1시간 동안 진행된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3가지에 대한 분명한 소신을 밝혔다. 개성공단 재개 당위성, 가업승계 요건 완화,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 수준에 가깝게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에게 현 상황에서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을 묻자 "재개를 하기 위해 (미국을) 가는 것"이라며 "(개성공단이) 다시 열리면 미국, 중국, 일본 (기업)도 들어오게 해서 남도 북도 함부로 열고 닫지 못하는 수출자유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초대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출신으로 그가 운영하는 시계 제조업체 로만손도 개성공단 입주사 중 한 곳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개성공단이 다시 열리면 미국, 중국, 일본 기업도 들어오게 해서 함부로 열고 닫지 못하는 수출자유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박상훈 기자

◇ "전경련, 하루 빨리 제자리 찾아야"...대·중소기업 대화 창구 필요

김 회장에게 세번씩이나 중기중앙회 회장을 한 이유를 묻자 "(이번 선거 출마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주위에서 8년 동안의 경험을 높이 샀고, 과거에 성공적으로 회장을 했으니 어려운 시점에 다시 한번 중소기업을 위해 일해 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

김 회장은 취임 후 100일간 정부, 국회, 중소기업 현장을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특히 중기중앙회 회원사들은 매출이 정체 또는 감소되거나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2년간 2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계에 필요한 목소리를 차근차근 내고 있다"며 경제단체 중 중기중앙회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사용자와 노동자의 관계가 선순환으로 가야 국가경제가 발전하는데, 노동계쪽 이슈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이달 11일(현지시각) 미국 연방하원 의원 대상 ‘개성공단 설명회’를 계기로 "지난 10년 동안 가동된 개성공단이 북한의 개방과 시장경제 (도입에) 효과를 냈고, 북한의 개방이 이뤄지면 우리나라도 미국도 좋다는 점을 알리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개성공단이) 다시 열리면 미국, 중국, 일본 (기업)도 들어오게 해서 남도 북도 함부로 열고 닫지 못하는 수출자유지역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자신의 선거 공약 중 하나였던 제2 개성공단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북한 내에 개성공단 같은 곳이 10개가 생긴다면 북한의 시장경제가 보다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 인근이나 나진 또는 선봉 쪽에 공단을 지으면 효과적으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제2 개성공단에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김기문 회장(왼쪽)이 올해 2월 28일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에 당선된 후 만세를 부르고 있다. 박성택 전 회장이 김 회장의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중소기업중앙회 제공

그는 청와대와 정부의 이른바 ‘전경련 패싱’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경제단체장으로서 오랜 기간 활동한 경험으로 볼 때 대기업을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역할이 아쉽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이 개별 대기업을 상대하기는 힘들다"며 "대기업을 대표하는 전경련과 이야기하며 대기업과 협력해 나가는 구조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경련이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았으면 한다"고 했다.

◇ "가업승계 안되면 한국선 100·200년 중소기업 못 나와"

김 회장은 앞으로 정부에 과감히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중소기업들은 가업승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인 65%의 상속세율과 함께 ‘부의 대물림’이라는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이 원인이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의 가업상속 문제는 대기업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설명했다. "단순히 상속세를 깎아달라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돈이 없어 회사를 물려 주지 못하기 때문에 자녀가 돈을 번 후 상속세를 낼 수 있도록 유예해달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또 "상속세 공제를 받으려면 10년 동안 고용을 유지하고 업종변경 불가 등의 조건을 지켜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현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다면 국내에서 독일, 일본과 같이 100년, 200년 중소기업이 나올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중소기업 전용 전기요금제 도입도 강조했다. 낮에 전기를 많이 쓰는 중소기업은 심야에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대기업보다 약 16% 비싼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 김 회장은 "정부에 중소기업에 (저렴한) 경부하 요금을 더 많이 배정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근로시간 단축으로 24시간 공장 가동이 더 어려워진다. 주간 공장 가동률이 늘면 결국 중소기업의 전기요금이 현재보다 30~40% 비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내년도 최저임금은 중소기업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 동결 수준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박상훈 기자

김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 문제와 관련해 "회장 취임 전 모든게 이뤄졌다"면서 "(인상 자체는) 바꿀 수 없는 부분이고, 내년 인상분부터는 중소기업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동결 수준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 최저임금 인상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달 안으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 회장은 "규모별, 지역별,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와 관련된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데 의견을 하나로 모을 계획"이라고 했다.

◇ "4차 산업 ‘드론’도 뿌리산업 금형이 있어야 가능"

김 회장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8년간 중기중앙회를 이끌며 3명의 대통령을 지켜봤다. 그리고 지금 또 한명의 대통령이 펼치는 중소기업 정책을 경험하고 있다.

김 회장은 "4명의 대통령 모두 중소기업에 애정을 가지고 육성 정책을 펼쳤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을 강조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동반성장을, 박근혜 대통령은 규제 개혁을 핵심 키워드로 중소기업 정책을 펼쳤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선 "기술탈취 등 대기업과의 불공정 거래를 바로 잡고 공정경제로 가는 방향을 잡았다"며 "누가 잘했냐를 떠나 과거 대통령이 해온 결과물이 하나하나 쌓여 현재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내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권이 있지 않다"며 "기업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대통령이 중소기업인 입장에서는 최고의 대통령이다"고 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뿌리 산업의 중요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로봇, 드론 등 첨단 산업의 밑바탕에 전통 제조업이 있어야 기술발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4차 산업 시대에 드론을 만든다고 하는데, 뿌리사업인 금형도 만들어야 하고 주물·사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회원사인 전통 중소기업에게 일감을 공급하고 R&D(연구개발) 능력을 지원하는 협동조합의 공동 사업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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