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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김원봉' 현충일 추념사 놓고 "野, 이념 갈라치기 말라" vs "文, 국가정체성 파괴해 분열 조장"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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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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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의 광복군 합류를 독립운동 역량의 결집 계기였으며 국군 창설의 뿌리와 한·미동맹의 토대로 이어졌다고 평가한 것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대통령의 발언은 애국에 대한 통합의 관점을 말한 것"이라고 했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선 "대한민국 정체성을 뛰어넘는 발언으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바른미래 "文, 김원봉 추켜세워 국빈 분열 노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7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김원봉 관련 발언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다. 마땅히 사과문을 내야 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에 앞서 당 회의에선 "(문 대통령이) 분열과 갈등의 정치로 정치권과 국민에게 누구 편이냐 다그치는 모습"이라며 "네 편과 내 편으로 갈라치는 정치"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추념사에서 "광복군에는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통합된 광복군은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됐고, 한·미 동맹의 토대가 됐다"고 했다. 김원봉은 일제강점기 때 의열단, 조선의용대를 조직해 무장 투쟁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했다. 그러나 해방 이후 월북(越北)해 김일성 정권에서 국가검열상, 노동상 등 요직을 맡았고, '조국해방전쟁(6·25)'에서 공훈을 세웠다는 이유로 김일성 훈장을 받았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셀 수 없이 많은 6·25 영웅들의 영혼이 잠든 현충원에서 북한 정권의 수립에 기여하고 고위직까지 오른 김원봉을 추켜 세웠다"며 "문 대통령이 일부러 그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신년사부터 현충일 추념사까지 매우 자극적이고 위험한 발언을 이어왔다"며 "대통령이 이렇게 직접 폭탄발언을 이어갈 이유가 없다. 도저히 보수우파가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으로 야당의 비난·분노를 유도해 분열을 만들고 정치 갈등을 극대화시켜 논란 뒤에 숨어 각종 좌파정책 실현하고 있다"고 했다.
 
의열단장 김원봉(오른쪽)과 의열단원 박차정(왼쪽)의 결혼사진. /연합뉴스
의열단장 김원봉(오른쪽)과 의열단원 박차정(왼쪽)의 결혼사진. /연합뉴스

나 원대대표는 문 대통령이 지난 4일 국가유공자·보훈가족과 오찬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손을 맞잡은 사진이 포함된 국정 홍보 소책자를 나눠준 것에 대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전사자의 모친, 제2 연평해전 영웅의 아내를 초청해놓고 이 책자를 나눠줬다고 한다"며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마저 저버렸다"고 했다.

같은 당 민경욱 대변인은 "도대체 대통령이 의도한 바가 무엇인가. 대통령의 발언은 대한민국 정체성 파괴 '역사 덧칠하기' 작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원봉 서훈 추서 논쟁이 있었고, (발언을 한 날과 장소가) 현충일, 현충원이었다는 점에서 적절했는지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도무지 대통령이 국민 통합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 "대통령은 6·25 전쟁으로 희생된 전몰 장병이 안장된 곳에서, 그분들을 추모하기 위해 묵념한 자리에서 이런 사람(김원봉)을 좌우 통합의 모범으로 인정했다"며 "'대통령은 자기 신념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아무리 좋은 말도 때와 장소가 있는 것"이라며 "전몰장병을 추모하는 날 한국전쟁 당시 북한의 고위직을 지내고 훈장을 받은 분을 언급하는 것은 호국 영령에 대한 모독의 다름없는 일"이라고 했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사회주의계열 독립 운동가가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6·25에 참전한 사람까지 서훈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과격한 판단"이라면서 "그렇다면 김일성과 박헌영도 독립유공자로 서훈해야 하느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7일 서울 강서구 마곡로 넥센중앙연구소 넥센그라운드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7일 서울 강서구 마곡로 넥센중앙연구소 넥센그라운드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與 "文, 애국 앞에 보수 진보 없다는 취지...野가 왜곡"

반면 청와대와 여당에선 이런 야당의 비판에 대해 "대통령의 추념사에 담긴 의미를 왜곡해 색깔론을 꺼내들고 있다"고 맞받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의 언급이 이념 논쟁을 촉발했다는 주장이 있다'는 지적에 "추념사의 핵심 메시지는 애국 앞에서 보수·진보가 없고,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어 통합으로 가자는 취지"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임시정부도 이념·정파를 뛰어넘어 구성됐고, 백범일지를 보더라도 김구 선생께서 임정에서 모두 함께하는 대동단결을 주창했고 거기에 김원봉 선생이 호응했다"며 "통합을 통해 임시정부가 구성된 점, 임정이 이념·정파를 뛰어넘어 통합을 주창하고 노력한 점 등을 강조하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했다.

'현충일에 전쟁 가해자에 대해 대통령이 그리 언급한 게 문제라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그는 "대통령 메시지의 핵심은 애국 앞에서 진보·보수가 없고 상식 안에서 애국을 생각하면 통합으로 갈 수 있다는 취지"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해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은 김원봉 선생의 월북 전후 행적을 구분해 공은 공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애국에 대한 통합적 관점을 말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메시지가 우리 역사의 통합, 국민·사회 통합을 향한 메시지였는지, 한국당이 억지로 생채기내면서 분열의 메시지로 만들어내고 있는 메시지인지 자문해보시길 바란다"고 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독립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 월북했다는 이유 하나로 공적을 폄훼 당하고 비하 받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한국당 등이 반발하는 것은 자신의 뿌리가 친일파에 있다는 것을 자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文대통령, 공식 언급으로 김원봉 둘러싼 역사논쟁 촉발

문 대통령의 공식 언급으로 김원봉을 둘러싼 역사적 논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여권에선 광복 이전 김원봉의 항일 독립운동 전력을 강조하며 월북 이후 행적과 구분해 재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물론 국가보훈처도 올해 들어 김원봉 재평가 관련 토론회를 여는 등 관련 검토를 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서 "김원봉 선생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역사학계에서 할 의제라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에선 이런 여권의 김원봉 재평가가 궁극적으로 그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敍勳)으로 가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여권에서 김원봉이 북한에서 결국 숙청당한 것을 강조하는 것을 두고 야권에선 좌우 모두에서 버림받은 좌파 운동가를 보듬자는 논리로 연결지으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김원봉에 대한 평가를 역사학계 몫이라면서도 최고 통치권자가 현충일 공식 추념사에서 그를 추켜세운 것은 역사를 정치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여권은 냉정한 역사적 사실 평가를 생략한 채 감상적인 김원봉 띄우기를 통해 그의 6·25전쟁 책임을 호도하고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07/20190607012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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