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첫 대북 지원...내주 800만 달러 국제기구로 송금

정부, 세계식량계획·유니세프에 인도적 공여案 의결
영양지원에 450만 달러, 母子보건에 350만 달러
NSC 상임위 "대북지원 취지, 국민과의 소통 노력 더욱 강화"

정부는 5일 국제기구를 통한 800만 달러 규모의 대북 영양 지원 사업과 모자 보건 사업 지원 방안을 의결했다. 현 정부 들어 국제기구를 통한 정부 차원의 대북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통일부는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제305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이하 교추협)를 열어 '세계식량계획(WFP)·유니세프(UNICEF) 북한 영양지원·모자보건 사업 남북협력기금 지원(안)'을 심의·의결했다. 800만 달러는 무상으로 지원하며, 국제기구가 자체 구매 시스템을 통해 대북 인도 지원 사업에 필요한 물자를 조달하게 된다. 이르면 다음 주 중 국제기구로 송금이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800만 달러 중 450만달러는 WFP에, 350만달러는 유니세프에 지원한다. WFP는 북한 9개도(道) 60개군 탁아소와 고아원, 소아병동 등에 있는 영유아, 임산부·수유부를 대상으로 영양 강화 식품을 분배할 계획이다. 유니세프는 아동, 임산부, 수유부 등을 대상으로 치료식을 마련하고, 기초 필수의약품 키트와 미량 영양소 복합제 등을 제공한다.

정부는 앞서 2017년 9월 교추협에서 800만달러 공여를 의결했으나 이후 북한 도발 등으로 집행이 연기됐고, 이날 이를 재(再)의결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 800만 달러 지원과 별개로 비축미 등을 활용한 대규모 식량 지원도 검토중이다. 지난달 3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WFP는 북한의 식량사정이 최근 10년 사이 최악 수준이며, 올해 약 136만t의 식량이 부족하다는 내용의 실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대북지원 관련 대국민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상임위원들은 우리 정부가 북한 내 아동과 임산부에 대한 영양 및 의료 지원 사업을 위해 WFP와 UNICEF에 800만 불을 지원하는 취지와 관련하여 국민과의 소통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