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자, 韓 기자단 면담서 "대북 제재 완화 강조"
"北 미사일 발사, 조용하게 대응하며 대화에 무게 실어줘야"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움직임엔 "한국이 올바른 선택해야" 경계심 드러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11월 17일 오후 포트모르즈비 시내 스탠리 호텔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한국과 중국이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일정은 시간을 정해 적절한 시기에 발표할 것이라고 중국 외교부 당국자가 밝혔다.

이 당국자는 최근 중국 외교부를 방문한 한국 외교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공유할만 한 게 없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은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회의를 전후로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시 주석의 북한 방문에 대해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부터 올해초까지 중국을 4번 방문해 시 주석과 회동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조선(북한) 방문을 요청했는데 지금은 진전된 내용이 없어 말씀 드릴 단계가 아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중국 소식통은 "김정은이 중국을 4번이나 방문한 마당에 시 주석이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게 고민스럽다는 기류가 중국 정부 내에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북한이 지난달 초 두차례 실시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중국도 주시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판단은 북한이 미·북 대화가 진전 없는 상황에 대해 미국에 불만을 표시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하게 대하는 것보다는 조용하게 대응하며 대화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고 한국과 미국에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선 "너무나도 복잡한 한반도 문제"라면서 "단계별 일괄적인 합의와 동시 행동의 원칙을 권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도 비핵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국이 강자로서 포용성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먼저 조치를 하거나, 동시 행동이라도 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제재 완화가 북한의 관심사항이니 미국이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한국도 미국을 설득하는데 동참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대북 제재에 대해 "제재는 목적이 아니다. 제재보다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대북 제재 결의안에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어느정도 비핵화 성과를 보인다면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에 대해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북한의 민생이나 인도적인 분야에 대해선 제재를 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한·미 동맹'에 대해선 존중한다면서도 '한·미·일 안보 협력'이 강화되는 것에 대해선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양자 협의에 따라 이뤄진 한미동맹은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주변국, 특히 중국의 안보이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 미국이 원한다고 해서 동참하는 게 아니라 '옳고 그름'을 한국 정부가 판단하고, 한국의 기업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04/20190604016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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