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북한과의 조건 없는 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북한 측으로부터 ‘낯가죽이 두껍다’는 비난을 들은 후에도 일·북 정상회담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3일 밝혔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전날 북한 노동당 외곽 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판한 데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 측의 발언에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겠다"며 구체적 논평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는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일·북 정상회담 추진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강도 강계시에 있는 청소년 교육 시설 ‘배움의 천리길 학생소년궁전’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19년 6월 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전날 아태위 대변인은 북한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중 "우리 국가에 대해 천하의 못된 짓은 다하고 돌아가면서도 천연스럽게 전제 조건 없는 수뇌회담 개최를 운운하는 아베 패당의 낯가죽이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며 아베 정부를 비판했다. 아태위는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에서 민간 분야의 대외 활동을 총괄하고 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본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 중 ‘전제 조건 없이 김정은과 회담을 한다는 목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진전이 있을 경우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다.

북한은 일본 정부가 전제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말하면서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을 주장하자 반발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03/20190603016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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