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안보회의] 美국방대행 "北, 미국 영토와 우리 동맹국 공격할 지점에 근접"
中국방 "적절한 시점 되면 안보리 결의 가역적 조항 가동해야"
 

미국과 중국은 이번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북한' 문제를 두고도 입장 차를 보였다. 미국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유엔 제재 이행을 강조했지만, 중국은 비핵화를 위해 북한에 '당근'을 줘야 한다고 했다.

◇美 '대북 제재'에 中 '해제 검토'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1일(현지 시각)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협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이 지역의 동맹국과 미 영토, 우리의 전방 배치 부대를 확실하게 공격할 수 있는 지점에 근접해 있다"며 "북한은 여전히 극도의 위협으로 계속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섀너핸 대행은 "이 지역(인도·태평양)에서 교란적인 행위를 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것(미래)을 그릴 수 없다. 이 같은 도전은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동남아시아 방문 중에도 북한의 최근 미사일 도발에 대해 "단거리 미사일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은 2일 "우리는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북한의 합리적 우려에 응답하기를 희망한다"며 "적절한 시점에 유엔 안보리 결의의 가역적 조항을 가동해야 한다"고 했다. 대북 제재를 풀어주자는 것이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반대급부로 미·북 평화협정을 추진하는 '쌍궤병행(雙軌竝行)'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진실의 순간'에 가까워 오자 결국 중국이 북한을 비호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美국방대행·中국방, 인사는 웃으면서… - 패트릭 섀너핸(왼쪽)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 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 라운드테이블에서 웨이펑허(오른쪽) 중국 국방부장(장관)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전날 양자 회담도 가진 두 장관은 2일까지 이어진 회의 기간 내내 무역 전쟁과 남중국해 문제 등을 놓고 충돌했다.
美국방대행·中국방, 인사는 웃으면서… - 패트릭 섀너핸(왼쪽)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 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 라운드테이블에서 웨이펑허(오른쪽) 중국 국방부장(장관)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전날 양자 회담도 가진 두 장관은 2일까지 이어진 회의 기간 내내 무역 전쟁과 남중국해 문제 등을 놓고 충돌했다. /EPA 연합뉴스

◇美 "전쟁 이길 능력" vs 中 "대만에 관여 말라"

미·중은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 남중국해·대만 문제 등을 두고 사사건건 부딪쳤다. 섀너핸 대행은 "미국은 충돌을 바라지 않지만, 전쟁에서 승리하는 능력을 갖추는 게 최선의 억지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상대방이 군사력으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대해선 "순전히 방어용이라고 한다면 지대공 미사일과 장거리 활주로들은 지나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군복 차림으로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에 나선 웨이 부장은 자신들이 '미수복 지역'으로 간주하는 대만과 중국 사이의 대만해협을 미 함정이 '항행의 자유 작전'으로 지나가는 데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만약 누구라도 감히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쪼개려 한다면 중국군은 국가의 통일을 위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화웨이 사태에 대해서도 섀너핸 대행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너무 가깝고, 중국은 국가 정책과 법률에 따라 데이터를 공유해야 한다"며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웨이 부장은 "화웨이는 민간 기업이지 군사 기업이 아니다"라며 "화웨이 최고경영자가 군에 복무했다는 사실이 그의 회사가 군의 일부라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중국에는 수백만명의 군인이 퇴역 후 각지에서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미·중 양측은 대결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협력이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겼다. 웨이 부장은 "미국과 중국은 양국 간 충돌 또는 전쟁이 양국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03/201906030022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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