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유엔사·북한군 연결… 핑크색 직통전화 이야기 소개
 

/WSJ 캡처

판문점 남측 유엔사 일직 장교 사무실과 북측 판문각에는 핑크색 직통 전화가 각각 놓여 있다. 북한은 2013년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하면서 이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지만 작년 6월 1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7월 직통 전화를 재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 시각) 유엔사와 북한군이 이 직통 전화를 통해 소통해온 이야기를 소개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유엔사는 매일 오전 9시 30분과 오후 3시 30분 두 차례씩 북한군과 정례적인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고 북한이 최근 미사일 도발을 했지만 직통 전화는 계속 가동되고 있다. 유엔사와 북한군은 6·25전쟁 전사자 유해 송환과 비무장지대(DMZ) 지뢰 제거 작업 등과 관련해 직통 전화로 총 164차례 메시지를 교환했다.

유엔사와 북한군은 일상적인 이야기도 주고받는다. 판문점에서 근무하는 유엔사 소속 미군 장교 대니얼 맥셰인 소령은 북한군과 전화 통화하면서 "내 여자 친구가 한국인"이라고 소개한 일이 있다. 그러자 북한군은 "우와" 하면서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맥셰인 소령은 북한군과 미 메이저리그팀 'LA 다저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한 북한군은 "아내와 자녀가 둘 있다"고 자신의 가족 관계를 밝히기도 했다. 맥셰인 소령은 "북측 8명의 카운터파트와 충분한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WSJ에 말했다.

유엔사와 북한군 관계자들은 몇 차례 대면하기도 했다. 북한 군인들은 유엔사의 애플 영상 통화 서비스인 '페이스 타임'을 보고 놀라워했고, 유엔사 매점에서 가져간 '도리토스' 과자와 초코파이에 큰 관심을 표했다고 한다. WSJ는 "북한군이 자신들의 휴일 만찬 계획을 이야기하거나 담배와 위스키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21/20190521000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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