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美 관료 "협상 실패하면, 트럼프 '군사적 옵션' 다시 거론할 것"
미 정가에선 "대북 제재 강화해야" 목소리 커져
국제사회 "김정은, 국가 재정 미사일 아닌 민생에 투입해야"
北 미사일 도발에 소진한 2000만달러…쌀 5만톤 수입할 수 있는 규모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튿날인 2019년 2월 28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올해 안에 진전하지 않으면 지난 2017년처럼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미 전직 관리들의 관측이 나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6일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가 "양측의 대화가 발전이 없으면 북한은 추가적인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북한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에 나선다면 미국은 즉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는 대북 외교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 전직 관료들은 올해를 '재앙을 막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이 지금 미국이 요구하는 실무협상에 응하지 않는 데 대해선 "북한은 갈등이 '화염과 분노' 수위까지 치닫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대화는 재개할 것이지만 지금은 급할 게 없어 보인다"면서 "실무협상에 응하지 않음으로서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재개하고 트럼프와의 약속을 깨겠다는 위협을 믿게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결정하는 내년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트럼프의 입장이 더 유연해질 것이라고 믿는 듯 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 정가에서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합의 위반'이라면서 대북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팻 투미 상원의원은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시간 끌기에 나선 것은 오래된 역사"라면서 "북한의 이같은 행동은 최대한의 압박 정책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투미 의원은 특히 "북한은 여전히 비핵화를 할 의지가 없다"면서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금융기관 등에 대한 제재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즈 의원은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해 느슨해진 대북 제재 이행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상원 외교위 소속의 론 존슨 공화당 의원은 "미국이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호의 사례 등으로 볼 때 북한이 비핵화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북한과의 협상은 낙관하기 힘들다. 최대 압박을 유지하는 게 필수"라고 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도 강해지고 있다.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는 북한의 식량난을 언급하며 "북한은 국가 재정을 미사일이 아닌 주민들의 민생에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UPR에서는 북한이 식량난이 심각하다면서 유엔에 긴급 지원을 요청하면서, 한편으론 값비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행태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실제로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발사한 신형 미사일과 흡사한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한 발 당 가격이 500만달러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총 3발로 미사일 가격만 1500만달러(한화 180억원)로 추산된다. 미사일과 함께 쏜 장사정포 등 포탄까지 감안하면 2000만달러(한화 24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만약 이 돈을 식량 구입에 썼다면 베트남으로부터 쌀 5만톤(베트남 쌀 가격 : 1t 당 395$, 2018년 8월 기준)을 수입할 수 있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16/201905160247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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