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은 절대 완전한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12일(현지 시각) 말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아버지 부시’인 조지 H W 부시 전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역임하고 ‘아들 부시’인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냈다.

그는 이날 방영된 미 CBS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최소한 어느 정도 적당한 핵 능력을 갖추는 게 국가와 김씨 왕조(북한 정권)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북핵 해결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화 노력이 큰 성과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는 "전임 대통령 3명이 재직한 최근 25년간 미국은 북한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손을 내밀고 개인적인 만남을 제안한 건 분명 위험이 있다"고 했다. 대화 노력 자체는 "대담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은 2019년 5월 12일 미 CBS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최소한 어느 정도 적당한 핵 능력을 갖추는 게 국가 생존과 김씨 왕조(북한 정권)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BS

북한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꺼낸 ‘영변 핵시설 폐기’와 관련해선 "북한은 예전에도 이를 제시했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김정은이 핵시설 일부를 폐기하는 대신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한 건 북한이 이전 미 행정부를 상대로 편 ‘우리(북한)는 조금 하고 당신(미국)은 많이 한다’는 과거 전략과 기본적으로 같다는 것이다.

그는 하노이 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합의 없이 회담장을 나간 것을 두고는 "그가 옳았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믿는 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대안’이 무엇인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이 외교를 진지하게 생각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도 "내 생각에 그는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핵 목록을 내놓지 않는 북한과 언제까지 대화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적어도 당분간은 유지해야 할 것 같다. 핵실험이 없는 한 (대화의) 문을 열어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은 핵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핵무기를 계속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현상유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북한 비핵화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이것(대화)을 오래 끌고 나가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13/201905130063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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