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과거 정권 시절의 비핵화 협상이 북한의 추가 핵 생산과 외교적 실패로 이어졌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런 실패를 하지 않겠다고 12일(현지 시각) 밝혔다. 그는 비핵화를 위한 대북 압박 기조와 국제적 공조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북한과 밀착한 움직임을 보인 중국·러시아 단속에도 나섰다.

이날 미 국무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밤 캘리포니아주(州) 베벌리 힐스에서 열린 싱크탱크 클레어몬트 연구소 40주년 축하행사 연설에서 "우리가 북한에 과거 시도했던 것과 이뤘던 합의들은 단지 더 많은 북핵과 미국의 외교적 실패를 낳았을 뿐"이라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19년 5월 9일 미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과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AP 연합뉴스

그러면서 "우리 대북 외교는 우리가 두 번 다시 북핵 파일을 열어볼 필요가 없도록 분명히 하는 데에 정확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이는 미 국무부가 그간 핵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오르지 않게 하겠다는 입장과 같은 맥락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나는 여러분 모두가 이것(북한 비핵화 문제)이 심각한 일이라는 걸 알길 원한다. 우리는 미국민 안전을 보장하길 원한다"고 했다. 그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거론, "난 데니스 로드먼보다도 김 위원장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일본 등 동맹과의 공조를 강조했다. 북한과 가까운 중국·러시아를 두고는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로 이것(북한 비핵화)이 세계 최상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걸 납득시키는 데 대해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했다.

미국 주도의 국제적 대북 압박 공조가 북한 비핵화를 견인할 것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전 세계가 그(북핵의) 위험을 인식하고 북한이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가도록 돕는 작업에 참여하게 하는 우리의 노력은 미 행정부가 굉장히 자랑스러워하는 부분"이라고도 했다.

이런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과거 실패한 비핵화 합의가 북핵 개발 시간만 벌어줬다는 주장이 있자 이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며 전임 정부들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한에 쫓겨 대북제재 문제에서 실질적 비핵화 조치 없이 양보하는 일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미국이 이런 입장을 거듭 강조하면서 미·북 긴장 상황은 좀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한에 자극적 언사는 하지 않고 상황 관리에 힘을 쏟으면서도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목표로 한 ‘빅딜론’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13/20190513005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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