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도발] 예정된 기자회견도 취소
 

스티브 비건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로 인해 10일 열린 한·미 외교 당국 간 협의는 평소보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지난 8일부터 방한 중인 스티브 비건〈사진〉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예방하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함께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주재했다. 당초 한·미 양측은 강 장관과 비건 대표의 모두 발언을 공개하고 워킹그룹 회의 직후 약식 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회동을 30분 앞두고 모두 취소했다. 미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메시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비건 대표는 워킹그룹 회의 후 외교부 청사를 떠나면서 "북측에 전할 메시지는 무엇인가" "식량 지원은 어떻게 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비건 대표는 강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강 장관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우려를 표하면서 "남·북·미 간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진지한 대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양측의 회의에서는 당초 계획과 달리 대북 식량 지원 계획 등은 거의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식량 지원은 처음부터 미국 대표단의 관심 의제가 아니었다"며 "한국이 대화 재개에 무게를 두는 데 대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이 '상황 관리'에 들어가면 대화 재개를 바라는 우리 정부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 80분가량 만났고, 이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45분간 만났다. 통일부 당국자는 "두 사람이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한·미 간 협력을 통해 남북·북미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는 이후 다시 이도훈 본부장을 만나 만찬을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11/20190511002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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