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공개한 훈련 모습./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군 당국은 10일 북한이 전날 발사한 발사체에 대해 "현재까지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인지에 대해서는 "분석중"이라고만 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외형·사거리·고도 등을 종합했을 때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공개한 9일 훈련 사진에는 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수직으로 치솟는 장면이 담겼다.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신형 전술유도무기'와 같은 무기로 보인다는게 군 안팎의 평가다.

그런데 이 미사일은 러시아산(産)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개량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일 가능성이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이스칸데르는 순항미사일인 이스칸데르-K,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M, 이스칸데르-E 등이 있다. 이스칸데르-M은 러시아 육군 내수용 버전으로 핵탄두까지 탑재할 수 있다. 단순 탄도 비행을 하면 최대 사거리는 700km 이상으로 추정되며 요격 회피 비행을 하면 사거리가 500km 정도로 줄어든다고 한다. 이스칸데르-E는 이스칸데르-M의 수출용 버전이다. 이스칸데르-K는 장거리 순항 미사일로 최대 2500km까지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사일을 비행 방식에 따라 구분하면 탄도미사일(Ballistic Missile)과 순항미사일(Cruise Missile)로 나눌 수 있다. 탄도(彈道) 미사일은 날아가는 모양이 포탄의 궤적과 비슷해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로켓과 마찬가지로 발사하면 공기저항이나 기류의 영향을 받지 않는 대기권 밖으로 상승한 후 관성으로 비행하고, 목표에 접근하면 대기권으로 다시 진입해 고속으로 낙하한다. 사거리가 300~1000km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000~5500km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5500km 이상을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부른다.

순항(巡航)미사일은 소형 제트엔진을 통해 추진력을 얻고 날개를 이용해 자체적인 힘으로 일정 비행경로를 날아간다. 비행 중 고도나 속도를 바꿀 필요 없다는 점이 포물선 궤도를 그리는 탄도미사일과 가장 크게 구분된다. 미국의 토마호크가 대표적인 순항미사일이다. 사거리는 약 1250~2500km다. 자체 엔진을 연소해 목표물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연료량의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장거리 탄도미사일만큼 멀리 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이 쏜 미사일이 순항미사일인지 탄도미사일인지를 두고 우리 군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이 순항 미사일인 이스칸데르 K보다는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 M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지난 9일 발사한 미사일의 날개와 탄도 동체의 외형이 지난 4일에 발사한 것과 일치하며 이와 유사한 외형을 가진 것은 이스칸데르 M"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과거에 북극성 계열의 탄도 미사일을 쐈을 때 화염을 보면 연기가 퍼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와 화염 외형도 일치한다"며 "이를 미루어봤을때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도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일 것"이라고 했다. 액체 연료를 사용하면 상승 후에 불꽃이 촛불처럼 모아지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 9일 오후 4시 29분과 4시 49분 각각 1발씩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첫 발이 420여㎞, 두 번째 미사일은 270여㎞였다. 정점 고도는 45~50km였다. 지난 4일 발사한 발사체는 200여㎞를 비행했고 정점 고도는 60km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칸데르 M의 정점 고도는 50여㎞여서 세 발사체 모두 이스칸데르 M의 정점 고도와 비슷한 범위에 있다.

한편 외신들도 북한이 지난 9일 발사한 미사일이 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미 국방부가 "탄도미사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와야 다케스 일본 방위상도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정부가 수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10/20190510031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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