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한 구성 일대는 스커드, 노동 등 탄도미사일 배치된 곳
文대통령 취임 2주년 생방송 4시간 앞두고 발사
합참, 이날은 발사 2시간반만에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표
靑,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에 도움 안돼...매우 우려"
 
사거리 1000km의 스커드-ER ‘화성-9’./조선DB

합동참모본부는 9일 "오늘 오후 4시29분과 49분쯤 북한이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불상(不詳) 발사체 각 1발씩 2발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하였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 미사일이 "각각 420km, 270여km를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고 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4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 등 20여발을 발사한 지 5일 만이다. 이날 오후 8시30분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년 기념 KBS 생중계 대담을 4시간 앞둔 시점에 미사일을 쏜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고민정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군은 이날 오후 4시50분쯤에는 "북이 신오리 일대에서 불상 발사체를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고 밝혔으나 정밀 분석을 통해 2시간 만에 구성을 발사지를 특정했다. 구성은 신오리 근처 지역이다. 합참은 지난 4일 북 미사일 발사 직후 "미사일"이라고 평가했다가 40분만에 "발사체"로 정정하고 지금까지 미사일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날은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포(砲)로는 270~420km 거리를 날아갈 수 없기에 미사일이 분명하다"고 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구성 지역에는 스커드 미사일과 북극성-2형 등 단거리, 준(準)중거리급 미사일 기지가 있다. 2017년 2월과 5월 북한은 구성 전차시험장에서 북극성-2형 시험발사를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북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도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이날 발사체를 쏜 구성 일대에는 미사일 기지가 조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한반도 전문 포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가 지난 1월 발표한 북한 미사일 기지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구성 인근 신오리에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노동 미사일 여단 본부가 있으며 노동 1호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오리 및 구성 일대의 미사일 기지는 북한 ‘미공개 미사일 운용 기지’ 약 20곳 중 가장 오래된 기지들로 꼽힌다. 이 지역은 군사분계선 북쪽으로 200여㎞ 떨어져 있다.

전날 북한 외무성은 지난 4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발사한 것과 관련 "그 누구를 겨냥한 것이 아닌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군사훈련의 일환"이라고 했다. 이같은 입장을 밝힌지 하루만에 또 다시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이와 관련,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에둘러 가지 않고 정공법으로 가겠다는 뜻"이라며 "대북 제재 완화와 영변 핵시설 폐기를 교환하지 않는다면 식량지원도 필요 없다. 우리가 훈련 하는 것은 제재완화를 위한 것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한·미와 미·일 관계를 이간시키려는 북한의 전략일 수 있다"고 했다. 전 연구위원은 "지난 4일 북한 도발 이후 한미간 입장차가 부각됐는데, 만약 이번 도발에도 미국이 '중단거리 미사일까지 괜찮다'는 듯한 입장을 보이면 미·일 관계도 소원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09/201905090254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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