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4일 원산 호도반도에서 동해상으로 이스칸데르급 탄도미사일(추정)을 발사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2017년 11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사를 참관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번에 사용한 이동식 발사대도 성능이 상당히 개량된 것이라고 군은 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국회 국방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보고를 받고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발사체가 단거리 미사일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근거로 이 발사체가 러시아산 이스칸데르급(級)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인다는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과는 배치되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안 위원장이 이날 미사일이 아닌 것 같다며 거론한 근거에 대해서도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을 배제할 근거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미사일이 아닐 가능성이 큰 이유로 지난 4일 발사 당시 북한 전략군사령관(김락겸)이 아닌 인민군 총참모부 포병국장(박정천)이 참석했다는 점을 들었다. 안 위원장은 "전략무기(탄도미사일)였다면 김락겸이 지도했을텐데, 박정천이 참석했기 때문에 전술무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국정원도 전날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에게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포병국장이 김정은을 영접하고 발사 시험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과거 미사일 도발 때와) 차이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전략군사령관 대신 포병국장이 참석한 것이 미사일이 아니란 방증이 되기엔 부족하다"고 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전략군 사령부는 스커드급(사거리 약 300~700㎞) 이상의 미사일을 운영하고 있고, 스커드급 이하의 미사일은 인민군 총참모부 포병국이 맡는다"고 했다. 지난 4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북한 발사체는 약 200km를 비행했다. 스커드급 이하이기 때문에 전략군사령부가 아닌 포병국이 담당하는게 당연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8월에도 북한은 호도반도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KN-02 독자 개량형을 발사했다. 당시 이 탄도미사일도 약 200km를 비행했으며, 김락겸이 아닌 포병국장 박정천이 김정은 현지 지도를 수행했다.

안 위원장은 미사일일 가능성이 낮은 또 다른 근거로 사거리를 꼽았다. 그는 "보통 우리가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하면 사거리가 1000㎞ 이내, 중거리는 3000∼5000㎞, 장거리는 5000㎞ 이상인데,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것은 사거리가 200㎞ 언저리였다"고 했다. 발사체 궤적 고도가 20~60km 범주 안에 있다는 점도 미사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고려하더라도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 예비역 장성은 "러시아산 이스칸데르는 사거리 50~400km, 비행고도 50km 안팎이어서 이번에 군 당국이 밝힌 사거리와 고도 범주 안에 든다"며 "더 낮고 짧게 비행한 것은 북한이 미사일과 함께 발사한 240㎜, 300㎜ 방사포일 것"이라고 했다. 안 위원장도 "북이 예전에는 전략무기를 단종으로 시험 발사했는데 이번에는 방사포 등 여러가지를 섞어서 발사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07/201905070182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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