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도발] 트럼프 "아베 일본 총리와 통화, 북한·무역 관련 좋은 대화 나눠"
 

트럼프 미 행정부가 5일(현지 시각) 전날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사실상 용인하는 반응을 내놓으면서 외교가에선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 방위를 부차적 문제로 보고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이날 언론 인터뷰가 미 영토 타격이 가능한 중·장거리 미사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만 아니면 괜찮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북한 발사체가) 국제적 경계선을 전혀 넘지 않았다"며 "북한의 동해에 떨어졌고, 미국·한국·일본에 위협이 되진 않았다"고 했다. 또 폭스뉴스에선 "중·장거리 미사일, ICBM은 아니라는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동결)을 위반한 것인지 묻는 질문엔 "모라토리엄은 미국을 확실히 위협하는 ICBM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북한발사체를 '그것들(they)'이라고 지칭하면서 '미사일'이란 용어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북핵 리스크를 제거했다고 자국민들에게 홍보해 온 트럼프 행정부로선 이번 도발의 심각성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북한의 대화 이탈을 막는 차원에서도 대응 수위를 낮췄다"고 했다.

북한이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280~500㎞다. 쏘는 위치에 따라 대부분의 남한 지역과 주한미군 기지가 사정권이다. 미 CNN방송은 이날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에서 입수한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배기가스 등을 볼 때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한국 스스로 북한의 위협·도발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도 동맹국의 문제를 가볍게 여기게 된 것"이라며 "한·미 정부의 태도로 인해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도발이 아닌 것처럼 돼버렸는데, 북한이 추가 도발이나 남북 군사 합의 위반을 감행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위터에 "일본의 아베 총리와 북한, 무역 문제에 관해 통화했다. 아주 좋은 대화였다"고 썼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07/20190507002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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