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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휴일 年 68일, 南은 117일… 3·1절, 광복절, 개천절만 같은 기념일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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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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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평양남자 태영호의 서울 탐구생활]
 

평양남자 태영호의 서울 탐구생활 일러스트
일러스트= 안병현

오늘부터 사흘 연휴가 시작된다. 5월 6일이 어떻게 '빨간 날'이 됐는지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일요일이어서 '어린이날' 다음 날이 대체 공휴일로 지정되었다고 설명해줬다.

올해 한국 달력을 보니 공휴일은 지난해보다 사흘 적은 66일이고 토요일까지 포함한 '빨간 날'은 모두 117일이다. 북한 달력을 보니 올해 휴일이 68일이다. 북한에서는 일요일만 휴식하니 한국보다 휴식일이 절반인 셈이다.

공휴일이 어떻게 정해지고 변하는가를 보면 그 나라의 정체성이 보인다. 분단 70년을 겪으면서 남북엔 같은 공휴일도 있고 서로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공휴일도 있다.

가장 큰 차이는 공휴일을 정할 때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느냐 아니면 최고 통치권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느냐일 것이다. 한국은 한글날을 공휴일로 해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쟁이 많지만 북한 주민은 공휴일을 정하는 데 관여할 수 없다. 그저 휴일이 많기를 바랄 뿐이다.

한국에 와서 '석가탄신일'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북한 주민들은 성탄절은 알아도 석가탄신일은 모른다. 성탄절은 외국 영화를 통해 아는 것일 뿐 휴일은 아니다. 북한에는 종교 명절이 아예 없다.

민족 명절과 민속 명절을 엄격히 구분한다. 민족 명절은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과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이다. 민속 명절은 김일성이 태어난 1912년 4월 15일 이전부터 전통적으로 우리 민족이 쇠던 명절을 말한다. 1월 1일, 설, 정월 대보름, 청명(4월 5일), 추석 등이 속한다.

북한이 민족 명절과 민속 명절을 구분하는 것은 김일성이 태어나면서부터 민족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북한 사람들은 민속 명절보다는 '태양절'과 '광명성절'을 은근히 기다린다. 이틀 쉴 수 있고 간혹 배급소에서 며칠분 식량을 준다. 직장에선 명절 선물로 소주 한 병, 고기 1㎏ 등을 준다. 탁아소, 유치원, 초등학교 학생들은 김씨 가계가 '하사'하는 과자·사탕 선물 꾸러미를 받아 안고 충성 결의를 다진다.

태양절과 광명성절 당일은 공휴일이지만 오전에 출근해 김씨 가계를 칭송하는 '충성의 노래 모임'을 진행한다. 직장 주변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생화를 헌화한 뒤 집으로 온다.

주민을 결속시키기 위한 정치 명절도 많다. 건군절은 작년까지만 해도 4월 25일이었는데 올해부터 2월 8일로 바뀌었다. 원래 1948년 2월 8일 북한 정규군이 창건된 날을 기념해 '건군절'을 만들었는데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가 된 후 김일성이 1932년 4월 25일 만주에서 조직한 비정규군인 조선인민혁명군에 북한군의 뿌리가 있다면서 '건군절'을 이날로 바꿨다. 이번에 김정은이 다시 할아버지가 정한 2월 8일로 되돌려 놓았다. 6·25가 종료된 7월 27일 '전승절', 9월 9일 '공화국 창건 기념일', 10월 10일 '당 창건 기념일', 12월 27일 '헌법절' 등이 있다.

남과 북이 함께하는 기념일은 3·1절, 8·15 광복절, 10월 3일 개천절이다. 북한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북한에서는 '국제 부녀절'이라고 함), 5월 1일 '근로자의 날'도 공휴일로 정했다.

북한에는 남한과 날짜는 같지만 성격이 전혀 다른 명절도 있다. 한국에선 현충일인 6월 6일이 북한에서는 조선소년단 창립일이다.

지난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과 북이 이루어낸 것 중에 가장 큰 것이 서울보다 30분 늦었던 평양 시간을 서울 시간으로 통일한 것이다. 앞으로 통일되면 남과 북의 공휴일도 다시 지정해야 할 것이다. 어떤 명절이 새로 지정되고 어떤 공휴일이 없어지게 될까. 이왕이면 빨간 날이 많아지길 빌면서.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03/201905030218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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