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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한국군, '방어用' 일본 자위대 지향하나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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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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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억제 핵심은 반격 연습… 방어만 하면 北 오판 불러
워게임 연습만 하는 군대, 유사시 제대로 못 싸워
 

신원식 前 합참 작전본부장 예비역 육군 중장
신원식 前 합참 작전본부장 예비역 육군 중장

판문점 선언이 있은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북한은 핵 능력 완성으로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진 핵·미사일 시험을 유보하는 대신 대북 제재 이행을 느슨하게 하고 한·미 공조와 우리 안보 태세를 심각하게 흔들었다. 이 중 한·미 연합 연습·훈련의 중단은 남북 군사합의서와 함께 우리 안보의 치명타가 되고 있다.

6·25전쟁 이후 우리가 평화와 번영을 구가할 수 있었던 것은 튼튼한 연합 방위 태세 덕분이고 그 근간은 연합 연습·훈련이었다. 그런데 그 뿌리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무엇보다 반격 연습과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 그리고 정부와 군이 동시에 참가하는 국가총력전 연습이 중단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정부는 중단이 아니고 변경된 것이고 오히려 연합 방위력이 향상됐다고 강변하나, 이는 '김정은의 핵 포기 전략적 결단'에 버금가는 거짓말일 뿐이다.

한·미 동맹의 제1 목적은 전쟁 억제다. 지금껏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한 것은 아군의 반격으로 정권이 붕괴할 수 있다는 공포 탓이다. 그런데 억제의 핵심인 반격 연습은 안 하고 방어 연습만 하면, 북한은 '밑져봐야 본전'이라는 오판하에 전쟁을 벌일 가능성은 커지기 마련이다.

미(美) 증원군의 한반도 이동 시간을 감안하면, 해·공군은 초기 방어 단계부터 투입될 수 있지만 지상군은 반격 단계쯤 돼야 가능하다. 지상 작전은 지형 여건과 다양한 부대의 참가로 해·공중 작전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한·미 협조 사항도 많다. 더구나 북한 지역에서의 반격 작전은 평소에 가볼 수 없는 탓에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한데, 이를 생략하는 것은 시늉만 내겠다는 소리에 불과하다.

전투 병력과 장비를 동원한 연합 야외 기동훈련도 대부분 중단된다. 올봄 예정됐던 연합 상륙훈련인 '쌍용 훈련'과 연합 공군훈련인 '맥스 선더 훈련'은 이미 취소됐다. 12월에 있을 또 다른 연합 공군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도 안 할 가능성이 높다. 야외에서 실제 훈련은 안 하고 지휘소에 앉아서 워 게임 연습만 하는 군대는 유사시 제대로 싸울 수 없다.

1975년까지는 전시 대비 연합 군사연습과 정부연습을 분리해서 하다가, 1976년부터 통합해 세계 유일의 한·미 연합 국가총력전 연습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스(UFG)'로 발전했다. 가장 뛰어난 전시 대비 연습이라고 모두가 인정하는 것을 서둘러 없애는 이유가 궁금하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의 성공 신화를 부정하고, 범죄 집단 북한의 실패를 찬양하는 뒤틀린 이념의 연장선상은 아닐까.

한·미 주요 군 인사들의 보직 기간(1~2년)과 한국군 병사들의 복무 기간(20개월 이내)을 종합하면 대략 1년 정도 제대로 훈련을 못 하면 정상적인 전투력 발휘가 어렵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회담 이후 연합 훈련이 중단된 데 이어, 9월 평양 회담 이후 한국군 단독 훈련마저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장병 정신 무장과 군 기강 해이마저 심각하다. 우리 눈앞에 실질적인 무장 해제가 성큼 다가왔다.

미국은 '훈련 안 된 군대는 전장(戰場)에 투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승리 가능성도 낮고 준비 안 된 병사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은 비윤리적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연합 연습·훈련 중단이 계속되면 미국 내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동맹 해체 여론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정상 국가 중에서 방어만 하는 '전수방위'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일본은 예외적으로 전쟁을 일으킨 원죄 탓에 헌법 제9조에 전쟁 포기와 교전권 부정 등을 담은 소위 '전수방위' 원칙을 명시하고 국군이 아닌 자위대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아베 정부는 '보통 국가화'를 목표로 이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면서 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데 여념이 없다.

우리는 반대로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고 '어떤 경우도 전쟁은 안 된다'며 전수방위 연습만을 하려 한다. 반일(反日)을 외치면서 전범(戰犯)국가의 멍에인 전수방위를 동경하는 이율배반이 계속되면 언젠가 한국군은 자위대, 일본군은 국군이 되는 역전이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 현재 일본 자위대는 강력한 전투력에다 튼튼한 미·일 동맹이 뒷받침하고 있지만, 미래 한국 자위대는 '약소지향의 국방개혁 2.0' 덕분에 왜소한 모습으로 한·미 동맹도 없이 홀로 서 있게 될 수도 있다. 살벌한 동북아시아에서 우리는 이런 모습으로 얼마나 버틸까.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28/20190428019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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