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회담 결렬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듯
지난 12일 이후 공개 행보 없어…오늘 새벽 김정은 환송식에도 모습 안비쳐
김영철 '신변이상설' 나오기도…日 매체 "최근 北 간부 4명 총살설" 보도
 

김영철(오른쪽)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최근 통일전선부장에서 해임됐다고 국회 정보위 관계자가 24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월 김영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하는 모습./백악관

북한에서 대미·대남 업무를 담당하는 김영철<사진>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최근 통일전선부장에서 해임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국회 정보위원회 관계자는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최근 김영철에서 장금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으로 교체됐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문책 차원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영철은 최근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확대회의(4월9일)와 전원회의(10일), 최고인민회의(11~12일)에 모두 참석했다. 이 때까지는 당·정 등 국가기관 주요 인선에서 기존 직책을 유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새로 선출된 국무위원들과 찍은 기념사진에서도 김정은의 바로 뒤에 자리하면서 건재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공식석상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 지난 13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김정은 국무위원장 재추대 경축 중앙군중대회’와 14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태양절(김일성 생일) 107돌 경축 중앙보고대회’, 15일 태양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모두 불참했다.

김영철은 24일 러시아 방문에 나선 김정은 수행단에도 빠졌다. 또 이날 새벽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을 환송하는 자리에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당 부위원장,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등 고위 간부들이 총출동했지만 김영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김영철의 신변 이상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국회 정보위 관계자는 "김영철의 생사 여부에 대한 정보는 확인된 게 없다"고 했다. 앞서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초 평양에서 조선노동당 중앙당과 인민무력성 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베트남 하노이 주재 대사관 직원과 외무성 간부 등 4명이 총살됐다는 얘기가 북한에서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김영철이 건강이 나빠져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이 또한 확인되지 않았다. 정보 소식통은 "일시적인 건강 악화로 통일전선부장을 교체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대외 정책 노선 경쟁에서 밀려 실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하노이 회담 결렬의 책임을 물어 김영철을 통일전선부장에서 해임했지만 숙청까지 이르진 않았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영철이 김정은 특사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두 차례 만나 친서까지 전달한 만큼 대외 시선을 무시하기 어렵단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 부장은 "지난 10일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장금철이 부장에 임명됐다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당시 장금철이 임명된 직책이 '통일전선부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통일전선부장 교체는 이미 그 때 결정된 사항"이라면서 "하노이 회담 결렬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김영철에게 책임을 묻고, 입지를 축소시킨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24/20190424025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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