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기지서 이례적 훈련]
北미사일 요격 능력, 수도권까지 확대… 북한에 도발 말라는 경고
한국軍 "평택 발사대, 성주 사드 배치 때 훈련용으로 들어온 것"
 

주한미군이 평택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사드 전개 훈련을 실시한 것은 유사시 평택기지는 물론 수도권을 북한 노동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은 수도권과 평택·오산기지 등을 북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여러 대의 패트리엇 PAC-2·3 미사일 포대를 배치해 놓고 있다. 하지만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은 낙하 속도가 마하 5~6(음속의 5~6배) 이하인 스커드(사거리 300~500㎞) 미사일 정도만 요격할 수 있고, 마하 7~8로 낙하하는 노동미사일을 막기는 어렵다.
 
주한 미군 35방공포여단 소속 장병들이 지난 20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사드 발사 준비 훈련을 하고 있다.
주한 미군 35방공포여단 소속 장병들이 지난 20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사드 발사 준비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날 진행된 훈련엔 실제 발사되지 않는 훈련용 요격미사일인 '비활성화탄'이 사용됐다. /주한 미군 페이스북

성주기지에 배치된 사드로는 수도권은 물론 평택·오산기지도 방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드의 최대 요격 거리는 200㎞로 성주에서 평택은 200㎞ 범위에 들어가기는 한다. 하지만 요격 가능 범위 가장자리에 놓여 있어 지상에 가까워진 노동미사일 등을 요격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사드가 유사시 수도권과 주한미군의 중추인 평택·오산기지를 북 노동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막기 어렵다는 점은 2016년 7월 사드 포대를 성주기지에 배치하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문제로 지적됐다. 평택기지는 용산기지는 물론 미8군사령부, 주한 미군사령부, 미 2사단 사령부가 집결한 주한미군의 두뇌이자 심장부다. 평택·오산기지는 미 7공군 사령부와 U-2 정찰기, F-16 전투기 등이 배치돼 있는 주한미군 핵심 공군기지다.

이에 따라 미군은 전면전 시 또는 대북 선제타격에 따른 북한의 보복 공격 시에 대비해 평택·오산 등지에 사드를 긴급 배치(전개)하는 훈련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에 활용된 발사대에 대해 일각에서는 "성주에서 훈련을 위해 잠시 옮겨온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군은 "성주기지 발사대의 이동 동향은 없다"고 했다. 해당 발사대가 2017년 사드 체계가 성주기지에 배치될 때 '훈련용'으로 함께 들어왔다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주한미군이 이번에 평택기지에 동원한 사드 발사관(미사일 8발 탑재)은 평상시 오산기지에 배치돼 훈련에 활용됐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발사대는 훈련용이며 전자 장비 등이 없는 '사드 발사대 형태'를 갖춘 껍데기와 같은 차량"이라고 했다.

미군은 한반도에 전쟁 발발 가능성이 매우 커지면 주한미군 등을 보호하기 위해 패트리엇 PAC-3는 물론 사드 1~2개 포대를 한반도에 긴급 추가 배치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포대 긴급 배치는 C-17 수송기를 통해 수일 내 이뤄질 수 있다. 더 신속한 대응이 필요할 경우 성주기지에 배치돼 있는 발사대 6기 중 일부를 평택기지 등으로 이동시킬 수도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이번 훈련은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까지 미군의 대비 태세는 변함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미군이 민감한 훈련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페이스북에 공개한 것도 이례적이다. 군 내부에서는 성주기지의 사드를 통해 한반도 남부 지역의 시설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중북부 지역도 사드로 보호할 수 있음을 북한에 과시하며 도발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군 관계자는 "지난달 하와이 주둔 미 해병대의 이례적인 한국 훈련에 이은 대북 경고 메시지"라고 했다.


☞사드(THAAD)

탄도미사일을 고도 40~150㎞ 상공에서 요격하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다. 요격 고도 15~20㎞인 패트리엇과 함께 다층 방어 체계를 구성하는 핵심 방어 무기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24/201904240022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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