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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美, 하노이 방법으론 우릴 까딱도 못 움직일 것"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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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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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한마디도 않고 "핵무장력의 급속한 발전" 1년만에 언급
"올바른 자세로 오면 3차회담 한번은 더 해볼 용의" 여지는 남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1년 이상 쓰지 않은 "핵 무장력의 급속한 발전"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지난 신년사에선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했지만 이번엔 '비핵화'라는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 한 술 더 떠 "미국이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에 배치되는 요구를 그 무슨 제재 해제의 조건으로 내들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제재 해제의 선결 과제로 제시한 비핵화에 대해 "근본 이익에 배치된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당분간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난을 감수하면서 비핵화는 진전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 연설에 대해 "주한미군 철수와 미국의 핵우산 제거처럼 훨씬 대담한 것을 요구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핵(核)'을 노골적으로 언급한 김정은

김정은은 이번 연설에서 "핵 무장력의 급속한 발전 현실 앞에서 저들의 본토 안전에 두려움을 느낀 미국" "장기간의 핵위협을 핵으로 종식시킨 것처럼"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 중지를 비롯한 중대하고도 의미 있는 조치들을 주동적으로 취하여" 등 세 차례에 걸쳐 '핵'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최근 북한이 '위력한 보검(寶劍)' 등의 은유적 표현으로 '핵'을 직접 거론하지 않는 기류와는 다르다. 사실상 자신들이 핵보유국임을 다시 강조하며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김정은은 지난 신년사에선 '비핵화', '핵동결' 조치를 강조하며 두 번 언급한 것 외엔 일절 '핵'이란 단어를 쓰지 않았다. 남주홍 전 국정원 1차장은 "김정은이 다시 '핵'을 언급한 건 북한이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받은 인도·파키스탄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는 걸 노골화한 것"이라며 "결국 핵폐기 의사가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김정은은 원고지로 약 116매 분량의 시정연설 중 총 24매(약 21%)에 걸쳐 대남, 대미 관계를 언급했다. 하노이 회담 당시 미국의 협상 카드에 대해선 "전혀 실현 불가능한 방법"이라며 "그런 궁리로는 백번, 천번 우리와 다시 마주 앉는다 해도 우리를 까딱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제재 완화 조건으로 제시한 '완전한 비핵화의 로드맵'과 '영변 핵시설 폐기와 플러스 알파(α)'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태영호 "상반기엔 미·북 회담 없을 듯"

특히 김정은은 "제재 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하노이 조·미 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 데 대해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고도 했다. 계속 제재 완화·해제를 요구하다가는 미국의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완화' 논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보고 판을 크게 흔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와 관련,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미국은 다른 행동 조치로 (북과의) 관계 개선 의지, 비핵화 의지를 증명해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며 리용호 북 외무상이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언급한 '핵전쟁 위협을 없애 나가는 군사 분야 조치'를 거론했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와 3차 정상회담을 원한다면 북한의 70년 숙원인 '미 핵우산 철폐' 카드를 들고 오란 얘기"라고 했다.

김정은은 또 최근 미국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요격 실험'을 실시한 데 대해선 "6·12 조·미 공동성명의 정신에 역행하는 적대적 움직임들이 노골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 "미국 대통령이 직접 중지를 공약한 군사연습들이 재개되고 있다"고 했다. 한 북한 전문가는 "미국이 자신들을 겨냥해 군사 행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건 추후 '도발'의 명분으로 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다만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선 "두 나라 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다"며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고 했다. '올바른 자세'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전제로 "제3차 조(북)·미 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 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보겠다"며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여전히 '톱다운' 회담을 국면 타개책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는 "'장기전'이라는 표현과 '올해 말까지'라는 표현을 혼용한 것은 적어도 상반년에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15/20190415002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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