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파주시에서 적군묘지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군인 추모제'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온라인 커뮤니티
지난달 25일 파주시에서 적군묘지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군인 추모제'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온라인 커뮤니티

더불어민주당 박정(경기 파주을) 의원이 지난달 25일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파주에서 열린 '북한군·중공군 추모제'에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박 의원은 반면 그 사흘 전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 희생 장병 등을 추모하는 지역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3일 파주시 에 따르면, 불교인권위원회와 한중우호문화교류협회는 지난달 25일 파주시 적성면 적군(敵軍)묘지에서 '제3차 파주 적성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군인추모제(천도제)'를 열었다. 천도제가 열린 이곳은 6⋅25 당시와 그 이후 전사한 북한군·중공군 유해를 안장한 묘역이다. 북한군 718구와 중공군 362구 등 총 1080구의 적군 유해가 묻혀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달 4일 국방부로부터 적군묘지 토지를 매입해 전사자를 추모하는 '평화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파주가 지역구인 박 의원과 같은 당 소속 최종환 파주시장, 손배찬 파주시의장 등 시의원 등이 다수 참석했다. 행사장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군인 추모제'라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도 걸렸다. 박 의원은 추모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파주 중국군 북한군 전사자 천도재에 참석해 북한군 전사자의 넋을 기렸다"며 "이념에 좌우가 있을지언정 생명에는 좌우가 있을 수 없다"고 적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이보다 앞선 지난달 22일 파주 지역 단체들이 파주 금촌역 광장에서 연 '제4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서해수호의 날은 2010년 발생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 북한의 도발로 순국한 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한 정부 공식 기념일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지난 2일 소셜미디어에 "북한 당국이 우리에게 남침을 사과하고 그로 인해 희생된 우리 국군과 학살된 우리 국민들에게 사과한 적 있느냐"며 "우리는 우리 국군과 우리 국민들을 잔인하게 살상한 자들을 추모하다니, 여기 참석해서 북한군을 추모했다는 박정 의원 등 여당 정치인들이 과연 제정신인가"라고 했다.

파주애국시민연합 등 일부 보수단체들도 지난 29일 성명을 내고 "1950년 기습남침으로 400여만 명의 사상자를 내고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 적군유해와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남파된 무장공비 등 30여구의 유해에 대해 반헌법적 명칭인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군인 추모제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며 "이들의 넋을 기린다며 파주지역 집권당 소속 국회의원과 시장, 시도의원 등이 참석해 기념사 등 천도제를 지낸 것에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 측은 통화에서 "파주시와 종교단체, 문화단체가 매년 그 행사를 열어왔고 우리도 지역행사라고 안내를 받아 참석했지만, 그런 식의 희안한 현수막이 붙거나 '천도제'같은 성격의 행사일지는 전혀 몰랐다"며 "지역 행사라 잠깐 들렀을 뿐, 그 이상으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했다. 또한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선 "주최 측으로부터 초대 받지 않았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03/20190403011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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