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침입해 확보한 정보를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공유했다는 반북단체 자유조선의 주장과 관련해 미 NBC방송이 소식통을 인용, "FBI가 정보를 입수한 게 맞다"고 보도했다.

NBC는 30일(현지시간) 이 사안을 잘 안다는 미국의 법 집행기관 소식통이 FBI의 정보 입수를 확인해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직 정보 당국자를 인용, 보안에 철저한 북한 정권의 특성을 고려하면 북한 대사관에서 확보된 자료는 꽤 중요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 대사관이 미 국가안보국(NSA)의 디지털 첩보 활동에 있어 주요 타깃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전자기기보다는 구식 소통방식을 주로 이용하는 점으로 미뤄볼 때 탈취된 종이서류 내 정보가 큰 가치를 지니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NBC는 또 북대서양조약기국(NATO) 가입국의 외국대사관에서 훔친 정보라는 특성 탓에 FBI가 미묘한 위치에 놓일 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미국 정부가 이런 자료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은 없다고 법학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NBC는 FBI와 중앙정보국(CIA) 모두 관련 질의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정부가 침입 사건에 관여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미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답변한 바 있다.

북한은 31일 스페인 주재 대사관 습격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공식반응을 내고 FBI 연루설을 거론하며 수사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북미협상 재개 과정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하는 형식으로 대사관 침입 사건을 '엄중한 테러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이번 테러 사건에 미 연방수사국과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되어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 데 대하여 우리는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이라는 낮은 수위의 형식을 택한 것은 내달 11일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북미협상 교착 타개를 위한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FBI의 관여에 대해서도 '설'로 표현하면서 가급적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북미협상 재개가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북한이 습격 사건과 FBI를 묶어 대미 압박 및 반격 소재로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유조선은 지난 26일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침입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FBI와 상호 비밀유지에 합의하고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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