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 뿌리째 흔들 것" 성명
北공관 침입때 초소형 카메라 사용, 전문가들 "정보기관 훈련 받은 듯"
 

반북(反北)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 민방위)'은 28일 "우리는 행동으로 북한 내 혁명 동지들과 함께 김정은 정권을 뿌리째 흔들 것"이라면서 "더 큰 일들이 앞에 있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주스페인 북 대사관에 침입해 기밀 정보를 빼냈고, 이달 10일 김정남 암살 사건 재판 날엔 주말레이시아 북 대사관 벽에 '김정은 타도'란 낙서 시위를 벌였다.

자유조선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우리 조직의 현재 입장'이라는 성명을 올리고 "우리는 자유조선의 도움으로 북한을 탈출하여 세계 각국에 있는 동포와 결집한 탈북민의 조직"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북한 정권을 겨냥하는 여러 작업을 준비 중이었지만 언론의 온갖 추측성 기사들의 공격으로 행동소조들의 활동은 일시 중단 상태"라면서 "우리는 엄격한 보안상 한국 거주 중인 그 어떤 탈북민과도 연계를 맺거나 심지어 전화 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김씨 일가 세습을 끊어버릴 신념으로 결집된 국내외 조직"이라고 했다. 전날 한 탈북자가 자유조선 한 소속원이 자신에게 불시에 전화를 걸어왔다고 일부 매체를 통해 주장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유조선이 기존 탈북 단체와는 차원이 다른 단체로, 구성원 가운데 군·정보 기관의 훈련을 받은 대원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 수사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 대사관 침입 당시 자유조선 대원들은 몸에 초소형 카메라를 장착해 북 대사관 내부와 함께 자신들의 작전 상황 모습도 빠짐없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국가 정보기관 요원들이 중요한 작전을 수행할 때 초소형 카메라를 몸에 달고 투입된다"면서 "이들은 이 카메라로 작전 공간의 영상 정보를 촬영해 이를 실시간으로 본부에 보내고 이에 따른 지시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이번 대사관 사건에 가담한 청년들은 자유조선의 리더 격인 에이드리언 홍 창(Adrian hong chang)이 미국 내에서 모집한 한국인들"이라면서 "사전에 군사훈련을 받고 왔을 것"이라고 했다. 스페인 수사팀 일부 관계자들은 "이들이 대사관에서 북핵이나 군비 확충과 관련된 자료를 찾아 가져갔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자유조선의 주요 인물인 에이드리언 홍 창은 현재 만 35세로 본명은 '홍으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 예일대 역사학과에 재학 중이던 2004년 한 북한 인권 세미나에 갔다가 북한 주민들의 비참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큰 충격을 받은 홍씨는 이후 북한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북한 민주화 단체 '북한 해방(Liberty in North Korea·LiNK)'을 설립했다. LiNK는 설립 8개월여 만에 서울·파리 등 세계 80여 개 도시에 지부를 세울 정도로 폭발적으로 커졌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미 중앙정보부(CIA)와 협력 관계를 맺었을 수 있다.

한 탈북자는 "홍으뜸은 오롯이 북한 인권과 민주화에 대한 열정으로만 가득한 청년이었다"면서 "2005년 노무현 정부가 유엔 총회의 첫 북한 인권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 결정을 했을 때 분노해 한국까지 와서 항의 시위를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에이드리언 홍 창은 현재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당국은 에이드리언 홍 창 등 북 대사관 침입 용의자들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하고 미국 측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방침이다. 하지만 미 연방수사국(FBI)을 지휘하는 미 법무부는 스페인 측의 범죄인 인도 요청과 관련해 "노 코멘트(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9/20190329002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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