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2019년 3월 12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공개한 북한과의 해상 불법 환적 현장 사진. /유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2019년 3월 12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공개한 북한과의 해상 불법 환적 현장 사진. /유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관계자는 27일(현지 시각)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유지되고 제재 회피도 여전하다고 밝혔다. 이에 미 의원들은 의회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대북제재 협력을 약속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보도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휴 그리피스 조정관은 이날 미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시아태평양 비확산 소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북한은 석유 제품과 석탄 운송을 위한 선박 간 불법 환적을 크게 늘려 유엔 안보리 결의를 계속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은 지난 12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의 제재 회피 정황을 중점적으로 짚었다. 북한이 선박들을 동원해 공해상에서 140여 차례 정제유 제품을 운송하고, 선박간 환적을 통해 석탄을 거래해왔다는 것이다.

그리피스 조정관은 북한의 제재 회피 방식이 매우 정교하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사법체계를 피해 마약을 밀거래 하는 카르텔과 같은 방식으로 뒤에서 불법 활동을 조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국가와 국제 금융기관의 허점을 이용해 기존 보안 장치들을 회피하는 것이 북한의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리피스 조정관이 언급한 북한의 제재 회피와 위협 전략에 미 의원들은 우려를 표했다.

브래드 셔먼 하원 외교위 아태비확산 소위원장은 더 강력한 대북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사실을 언급하며 "결론적으로 북한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에 동의할 만큼 충분한 압박을 받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더 알맞은 제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의 공화당 간사인 테드 요호 의원도 대북제재 이행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했다. 유엔 제재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려는 범죄 집단들이 북한과의 무역·군사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제럴드 코널리 민주당 의원은 두 차례의 미·북 정상회담에도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다가가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북한이 무기용 핵물질과 장거리 미사일 생산·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원들은 미 의회 차원에서 국제사회 대북제재 이행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리피스 조정관이 ‘불법 해상 환적 단속에 위성사진 자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자, 셔먼 의원은 관련 사진자료가 제공되지 못한 것에 관한 책임을 미 국무부에 묻겠다고 했다.

그리피스 조정관은 대북제재 위반 의혹이 일고 있는 우간다, 리비아, 시리아와 군사협력 정황이 있는 탄자니아 등에 관련 사안을 문의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이에 셔먼 의원은 해당 국가 목록을 외교위에 제출하면 미국 주재 해당국 대사들에게 전문가 패널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고 답변을 하도록 독려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셔먼 의원은 선박 간 불법 환적과 관련해서도 미 의회 차원에서 추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보험에 가입된 선박이 의도적으로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끌 경우, 보험을 취소하는 내용을 보험 계약규정에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제해사기구(IMO)는 위급한 상황을 제외하고 전 세계 선박들이 상시 AIS를 켜고 운항하도록 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를 끈 상태로 운항하며 제재를 회피해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8/201903280088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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