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안 홍, 2006년 中서 탈북자 탈출시키려다 中 당국에 체포⋅수감되기도
그가 이끄는 ‘조선 연구원’ 홈페이지엔 "北 단기적 중대 전환 직면 대비...북 변화 이끄는 어떤 조직과도 협력"
스페인 유력지, 아드리안 홍 외에 ‘이우란(W.R.L)’ ‘샘류(Sam ryu)’도 가담...탈북자일 가능성

2017년 암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지난달 22일 벌어진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 괴한 습격 사건의 배후가 자신들이라고 27일 밝혔다. 스페인 고등법원은 대사관을 습격한 10명의 인원 중 일부의 이름과 이니셜, 국적 등 신원을 공개했다. 이 중 멕시코 국적 미국 거주자인 아드리안 홍 창은 녹음 파일 등의 정보를 넘기기 위해 미 FBI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조선의 구성원을 추측할 수 있는 단서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자유조선은 추적이 어려운 이메일 주소, IP 등을 사용해 정체가 베일에 싸여있었다. 구성원들에 대해서도 탈북자들이 주축일 것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 알려진 게 없었다. 그런데 스페인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으로 자유조선 구성원 정보의 일단이 드러난 것이다.

 
아드리안 홍./NK뉴스 캡처

◇아드리안 홍, 워싱턴 기반 北인권활동가

NK뉴스는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에 침입했던 10명 중 리더로 알려진 아드리안 홍 창과 관련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로 '아드리안 홍'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천리마민방위의 배후는 아드리안 홍이 맞다"며 "그의 부모님이 멕시코 선교사들이기 때문에 멕시코 여권을 발급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NK뉴스에 따르면 아드리안 홍은 '북한 자유(Liberty in North Korea·LiNK)'란 이름의 비정부기구(NGO) 설립자다. 지난 2006년 LiNK 직원 2명과 함께 중국에서 탈북자 6명을 탈출시키려다가 중국 당국에 체포·수감되기도 했다. 아드리안 홍과 LiNK 직원들은 나중에 미국으로 추방됐다.

그는 2015년부터는 '조선 연구원(Joseon Institute)'을 이끌고 있다. 그는 북한의 극적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이같은 조직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조선 연구원은 홈페이지에서 "북한이 개혁, 혁명, 통일 또는 붕괴의 결과물이든 간에 단기적으로 중대한 전환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래의 북한이 가능한 한 매끄러운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한 조직"이라고 했다. 홈페이지에는 "북한의 변화를 이끄는 어떤 조직들과도 전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LiNK측은 NK뉴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아드리안 홍 창은 대학생이었을 때 LiNK를 공동설립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조직에 개입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의 최근 활동에 대해서는 모른다. 언론이 보도한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 사건에 대해서도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리마민방위가 지난 2017년 3월 홈페이지에 개시한 김한솔의 영상./천리마민방위 동영상 캡처
◇ "北 정보기관 출신 탈북자 주축일 것…해외 정보기관 연관 가능성"

이날 스페인 고등법원은 홍 창 이외에도 'W.R.L'이라는 이니셜의 한국인 1명과 미국 국적자 'S.R' 등 10명이 스페인 대사관 습격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현지 유력 일간지 엘파이스는 "W.R.L은 한국 국적의 이우란(Woo Ran Lee)이라는 사람이고, S.R은 미국 국적의 샘류(Sam Ryu)"라고 실명을 공개했다. 현지 언론 스페인뉴스는 "W.R.L은 이우람(Woo Ram Lee)일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아직 이들이 어떤 인물인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한국 이름을 쓰는 점으로 미뤄, 한국 국적을 가진 탈북자거나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스페인 대사관 습격 사건 등 최근 활동과 단체 출범 당시 김한솔 구출 영상 등을 올렸던 것과 관련 "상당한 실력을 갖고 있으며 북한 정보당국 출신 탈북자가 주축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훈련된 요원이 아니라면 스페인 대사관을 습격하거나 김한솔과 접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 정보 당국 출신 탈북자가 주축이거나, 특정 국가의 정보기관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자유조선은 마드리드 북 대사관 습격 사건에 관한 정보를 FBI와 공유한 사실도 밝혔다. 이들은 이날 홈페이지 입장문을 통해 "FBI와 상호 비밀유지 합의 하에 엄청나게 잠재적 가치가 있는 마드리드(북한 대사관 사건)에 대한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 이 정보는 그들이 요구했다"고 했다. 이들이 이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지난 2017년 3월 김한솔 구출 작전에 CIA(중앙정보국)⋅FBI 등 미 정보기관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갖게 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7/20190327021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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