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장관 후보, 대북관·막말 의혹 등 18차례 사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26일 진행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선 북한 인식, 부동산 투기 의혹, 페이스북 막말 논란 등이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장관으로서 기본 자질이 없다"며 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은 "신중한 발언을 해 달라"고 지적하면서도 "'천연 다이아몬드' 같은 깨끗한 후보자"라고 감쌌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며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며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남강호 기자
야당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 '딱지(아파트 분양권) 전매' 의혹 등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1999년 5월 13일 1순위로 서울 서초동 한 아파트 분양권에 당첨됐지만 '자금 부족'을 이유로 같은 달 31일 분양권을 4760만원에 팔았다. 그러나 불과 20일 뒤 인근의 다른 아파트를 7500만원에 샀다. 4년 뒤엔 이 아파트를 구매 당시 가격인 7500만원에 되팔았다. 야당은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딱지'를 사고, 세금 탈루를 위해 다운계약서도 쓴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된) 2006년 이전에는 꼼꼼히 챙기지 못했다"고 했다.

부동산 차명 거래 의혹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2011년 경남에서 근무할 당시 처제 이모씨 명의 다세대주택에서 거주했고, 김 후보자의 배우자는 2016년 충남에서 근무하며 이씨 명의 아파트에서 살았다. 야당 의원들은 "월세도 내지 않았고 산 것으로 볼 때 처제 앞으로 차명 재산을 두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처제가 저축한 돈과 대출을 합쳐서 산 것"이라고 했다.
 
김연철 막말 논란 외
김 후보자의 '페이스북 막말'은 여야 모두가 비판했다. 그는 2015년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겨냥해 "군복 입고 쇼" 한다 했고,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씹다 버린 껌"이라고 비난했다. 국정교과서 집필에 찬성한 교수를 향해 "씨×럴 개놈"이라고 욕설도 했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정신 상태가 노멀(normal)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같은 당 김무성 의원은 "대통령에게 모욕적 언사를 했던 사람"이라고 했고, 강석호 의원은 "정제되지 않은 언행은 어디로 가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도 "정제되고 신중한 언행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자리엔 김 후보자가 "감염된 좀비"라고 했던 민주당 추미애 의원도 있었다. 추 의원이 "국민이 보고 계시니 일어서서 사과해 달라"고 하자, 김 후보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깊이 숙인 채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깊이 반성한다" "송구하다" 같은 표현을 쓰며 18번에 걸쳐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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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적 사건"이라더니… 김연철, 천안함 9주기 묵념 - 김연철(오른쪽)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천안함 피격 9주기를 맞아 희생 장병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2010년 3월 26일 우리 해군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 어뢰 공격으로 침몰, 장병 46명이 전사했고 구조 작업 중 1명이 순직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천안함 피격에 대해 '우발적 사건'이라고 했던 과거 발언에 대해 "진의가 왜곡됐다"고 했다. /연합뉴스
김 후보자가 과거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을 "통과 의례"라 하고, 천안함 폭침을 "우발적 사건"이라고 표현한 것도 논란이 됐다. "친북(親北)주의자"(김무성 의원), "북한 대변인"(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발언 취지가 조금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씨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런 비극적 사건의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청와대가 국회에 보낸 김 후보자 이력서에 오류가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 이력서엔 김 후보자가 2006~2012년 통일부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돼 있었으나, 2009~2012년 활동한 인물은 동명이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제가 꼼꼼히 챙기지 못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7/20190327002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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