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수사당국 공식 발표
"10명 4개조 나눠 일부 美로… 탈취한 자료는 FBI에 넘겨"
 

지난달 22일(현지 시각)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발생한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의 범인 중 한국인이 포함돼 있다고 스페인 당국이 26일 발표했다. 이들이 미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해 관련 자료를 넘긴 사실도 밝혀졌다.

스페인 최대 일간 엘 파이스와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호세 드 라 마타 스페인 고등법원 판사는 이날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10명 가운데 한국, 멕시코, 미국 국적자가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해 직원들을 감금하고 컴퓨터와 휴대폰 등 전자기기와 각종 서류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스페인 당국은 사건 발생 이후 경찰의 정보 부서와 정보기관인 국가정보국(CNI)을 투입해 사건을 수사 중이다. 법원은 경찰 등의 수사를 바탕으로 이 같은 내용을 이날 공식 발표했다.

스페인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범행 직후 4개 조로 나뉘어 포르투갈로 도망쳤으며, 주범인 멕시코 국적 아드리안 홍 창(미국 거주)은 리스본을 거쳐 뉴욕으로 출국했다. 홍 창은 범행 5일 후인 지난달 27일 녹음 파일 등의 정보를 넘기기 위해 FBI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워싱턴포스트는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단체가 '자유조선'이라며 이들이 관련 정보를 FBI와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자유조선은 암살된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 등 가족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밝혀 처음 실체가 드러났던 '천리마민방위'가 이름을 바꾼 단체다.

스페인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27일 본지 통화에서 "스페인 당국이 우리 쪽에 북 대사관 습격 일당에 한국 국적자가 포함됐다는 내용을 아직 통보하지는 않았다"면서 "사실 관계를 확인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이번 발표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7/2019032700212.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