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26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는 지난달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발생한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미국 정부 개입설을 부인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단체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진 미 연방수사국(FBI)은 스페인 사법 당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에 미국 정부가 관여됐나’란 질문에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관련 소식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스페인 사법 당국이 수사를 계속하고 있는 만큼 수사 관련 내용은 스페인 정부에 문의하라고 했다.
 
2019년 3월 13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한 대사관 직원이 기자들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고 말하는 모습. /연합뉴스

앞서 이날 스페인 고등법원은 지난달 22일 마드리드에서 일어난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의 범인 10명 중 한 명이 범행 닷새 후인 지난달 27일 FBI와 접촉해 녹음 파일 등의 정보를 넘겼다고 밝혔다. 범인 중에는 한국인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FBI는 침입자 중 한 명이 FBI와 접촉했다는 보도에 대해 "스페인 사법 당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호 지원 문제와 관련해 정보 공유와 정기적 협력을 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단체는 ‘자유조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유조선은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 등을 보호하고 있는 ‘천리마민방위’의 새 이름이다.

자유조선은 26일 미 동부 시각으로 새벽 3시쯤 웹사이트에 ‘마드리드에 관한 사실’이라는 제목의 영문 글을 올려 자신들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고 사 실상 시인했다. 자유조선은 해당 글에서 "우리는 대사관에 초청받았고, 보도와는 달리 누구도 재갈이 물리거나 구타당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자유조선은 또 "어떤 혜택이나 돈을 받는 대가로 누구와도 마드리드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며 "(우리) 조직은 상호 기밀 유지 조건 아래 미국 FBI와 거대한 잠재적 가치를 가진 일부 정보를 공유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7/2019032700543.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