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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내 정치에 좌우되는 '북핵', 어떻게 김정은 막나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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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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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대통령이 22일 트위터에서 "재무부가 오늘 발표한 대규모 추가 제재에 대해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 철수를 통보한 지 17여 시간 만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를 철회하겠다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전날 미 재무부가 발표한 중국 해운사 2곳 등의 제재일 수도 있지만 미 언론들은 "이번 주 발표하려고 준비 중이던 대규모 다른 제재"라고 보도했다. 내용이 무엇이든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추가 제재 철회' 메시지는 하노이 2차 미·북 회담 결렬 이후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던 미 행정부에 적지 않은 혼란을 줄 것이다.

트럼프의 후퇴는 궁지에 몰린 미 국내 정치 상황과 관련 있다.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수사하던 뮬러 특검팀이 수사 결과 보고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는데 그 내용과 공개 범위에 따라 트럼프는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트럼프 캠프의 전 선대본부장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측근 34명이 기소된 상태다. 잘못 굴러가면 내년 대선이 위험해진다. 여기에 북이 다시 도발하면 '북핵·탄도미사일 위협을 중단시켰다'고 자랑해온 트럼프의 외교·안보 치적마저 물거품이 된다. 트럼프는 싱가포르 1차 회담 때부터 김정은 쇼를 국내 정치용으로 이용해왔고 지지층의 박수를 받았다. 눈앞에 닥친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려 김정은의 비위를 맞춰줄 가능성이 있다.

한국 정부도 다를 게 없다. 작년 초 청와대 안보실장은 "한반도 비핵화는 선대 유훈"이라는 20년 전의 북 기만술을 새로운 주장인 양 포장하며 비핵화 협상 판을 깔았다. 유훈이 북 비핵화에 앞서 한반도 주변 미군 전력 철수를 의미한다는 건 상식에 가깝다. 이후 한국 대통령이 앞장서 '김정은 비핵화 의지'를 국제사회에 강조했다. 김정은 쇼가 벌어질 때마다 정권 지지율은 올랐고 지지층은 결집했다. 하노이 회담에서 북 비핵화 의지가 가짜라는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정부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운운하는 것은 이미 정권의 국내 정치와 김정은 쇼가 불가분의 관계로 엮여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제재 건드리지 말라'는 미국 경고는 귓등으로 흘린다. 북핵 폐기보다 정권 연장이 우선인 듯하다.

북이 이런 약점을 놓칠 리가 없다. 북 선전 기관은 연일 "남한은 미 꼭두각시" "미국 눈치 보지 마라"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북이 지금의 판을 깨면 한국 정권도 정치적 중상을 입을 테니 한국이 알아서 북의 방패가 되라는 것이다. 북을 핵 폐기로 몰아가는 유일한 길은 제재와 압박뿐이고 한·미 공조는 그 필수적 조건이다. 그런데 트럼프도, 한국 정부도 북핵을 국내 정치 목적을 염두에 두고 다루고 있다. 한·미 동맹 균열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데, 두 나라 정상은 비핵화 문제에 국내 정치의 셈법을 얹으려 한다. 이러고도 김정은의 핵 보유를 막을 수 있나.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4/201903240243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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