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17일 긴급 브리핑을 자청해 미국의 대북 '빅딜' 추진과 관련해 "미국은 '전부 아니면 전무'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 '충분히 괜찮은 합의'로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완전한 핵 폐기'를, 북한은 영변 고철과 제재 해제를 맞바꾸려 했다. 청와대는 이 중 북한 입장에 더 가깝게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청와대 이 관계자도 하노이 회담에서 여러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세계에서 이런 평가를 하는 나라는 한국 한 곳뿐이다. 국제사회에선 회담 결렬에 따른 최대 피해자가 회담 이후 남북 경협 추진을 바라던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회담 직후부터 청와대는 중재자로서의 한국 역할이 커졌다고 주장하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중재자로서의 문 대통령의 신뢰성이 위태롭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귀국하는 전용기에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김정은과 대화해서 결과를 알려달라"면서 여러 차례 중재를 부탁했다고 했지만, 워싱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에 대한 설득을 부탁한 것이라는 전혀 다른 말이 나온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도 평양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중재자가 아닌 미국과의 동맹인 플레이어"라면서 한국의 중재자 역할을 부인했다. 하노이 회담 이후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소장 회의는 북한 측 불참으로 3주째 열리지 않고 있다. 한국은 미·북 양쪽으로부터 불신받는 처지가 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인권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탈북민의 대북 비판 활동을 억제했다"고 비판했고, 유엔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에 제공된 유류에 대해 제재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포함된 사진이 유엔 대북 제재 위반 자료로 발표됐다.

문재인 정부는 중국에 비굴할 정도로 우호적인 신호를 보내는데 중국은 한국은 아예 도외시하고 있다. 대통령이 중국과 함께 미세 먼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하자 중국의 국장급 관리가 즉각 거부했다. 일본은 이제 한국을 우방으로 보지 않고 있다. 일본 조 야의 정서는 한국을 사실상 적대국으로 보는 정도라고 한다. 일본은 한국에서 열리는 연합 해상 훈련에 자국 함정을 보내지 않고 일본 주최 관함식에 한국 군함을 초청하지 않을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대신 일본은 한국을 우회해 북한과 길을 트려고 하고 있다. 사방을 둘러봐도 한국 편이 아무도 없는데 정부 눈에만 무엇이 보이는지 "우리 역할이 더 커졌다"고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18/2019031803251.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